‘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순실씨(60)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을 통해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에 직접 관여한 정황을 확인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이어 교문수석실까지 개인 사업과 딸의 대학 입학을 위해 사유화한 것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56)이 최씨를 도왔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22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최씨가 지난 2~3월 교문수석실에서 ‘스포츠클럽 지원 사업 전면 개편 방안’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대기업에 288억원 상당의 강제 모금을 걷어 설립한 K스포츠재단이 최씨의 개인회사 ‘더블루K’가 추진하는 스포츠클럽 사업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4월 교문수석실이 만든 ‘로잔 국제스포츠 협력거점 구축 현황’ 보고서에도 당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던 최씨의 ‘입김’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2013년 10월 교문수석실이 만든 ‘복합 생활체육시설 추가 대상지 검토’ 보고서는 당시 최씨가 보유하고 있던 경기 하남시의 부동산 매매와 상당 부분 연계된 것으로 추정된다.
매체에 따르면, 올 2월 박근혜 대통령의 멕시코 순방 직전에는 교문수석실에서 만든 ‘문화행사 추진계획·검토보고’ 문건이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47)을 통해 통째로 최씨에게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가 설립한 신생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는 그로부터 두 달 뒤인 4월 박 대통령 순방 기간 열린 ‘한·멕시코 문화교류 공연’의 담당 업체가 됐고, 이 행사로 국고보조금 4억5,968만원을 챙겼다. 지난 5월 플레이그라운드는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 행사도 맡아 11억1,493만원을 챙긴 것을 고려하면 관련 정보를 미리 빼내 계약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20)의 대학 입학을 위해 교문수석실이 협조한 정황도 드러났다. 교문수석실이 2014년 4월 만들어 최씨에게 넘긴 ‘체육특기자 입시비리 근절 방안 보고’ 문건에는 체육특기생 입시 관련 개선 방안이 담겨 있다. 정유라씨는 그해 말 이화여대가 승마를 체육특기생 전형 종목에 포함시키면서 대학에 진학했다.
검찰은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청탁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을 이용해 각종 이권 사업에 관여한 것처럼 이와 유사하게 문화·체육 분야는 자신의 측근 차은택씨(47)의 외삼촌인 김상률 전 수석을 활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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