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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각자도생 나선 연루자들..."윗선 지시" 책임 떠넘기기

김기춘도 의혹 핵심으로 부상

차은택 "최씨 주도로 우병우 장모와 골프...김기춘도 만나"

김종 "김 前실장이 최씨 딸 정유라 돌봐주라 말했다" 폭로

모르쇠 일관하던 김 前실장 "대통령 주선으로 차씨 만났다"

'朴 수족' 안종범도 "대통령 지시" 진술...형량 줄이기 급급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의혹 핵심 연루자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며 ‘발 빼기 전략’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검찰 수사 초반 모르쇠로 일관하던 이들이 형사처벌이 임박하자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 등 ‘윗선’의 지시였다며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이 재판을 삼류소설 같이 만들지 않길 바란다”며 “잡범들끼리 책임 떠넘기는 수준이 돼서야 하겠느냐”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전날(27일) 기소된 차은택(47)씨의 변호인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가 “최씨의 지시로 차씨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만난 적이 있다”고 폭로한 내용에 대한 반박이다. 김 변호사는 최씨의 주도로 차씨와 최씨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씨와 골프를 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씨와 차씨의 관계는 최대한 축소하면서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을 ‘주도자’로 표현했다.

일부 언론은 체육계 권력을 독점했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실장이 최씨의 딸 정유라를 ‘돌봐주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씨를 불법 지원한 혐의에 대해 ‘윗선 지시’였다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전략이다. 잇단 폭로에 지금껏 ‘최씨를 모른다’며 굳게 입을 다물었던 김 전 실장도 태도를 바꿨다.



최순실(60)씨 국정 농단 사태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굳은 표정으로 식탁에 앉아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이날 외부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 연합뉴스


김 전 실장은 일부 언론을 통해 “박 대통령이 ‘한 번 만나보라’고 해서 공관에서 차씨를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최씨는 모른다고 했지만 이들 일당과의 연루 자체가 ‘박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책임을 돌린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김 전 실장이) 대통령에게 혐의를 씌우고 있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최씨 지원 과정 전반에서 박 대통령의 ‘수족’으로 활동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또한 “박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상태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주범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발 빼기’를 하는 모습이다. 수사 단계를 넘어 공이 법원으로 넘어가면서 형량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다소 불순한 의도로 보이지만 이들의 폭로로 이번 사태의 실체는 조금 더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지금껏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로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의 존재가 부각됐지만 검찰은 ‘뚜렷한 증거가 없다’며 본격 수사에 난색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들의 지시·보고가 있었다는 증언이 잇달아 나오면서 다음달 시작될 특검에서도 이들을 주요 수사 대상으로 삼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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