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 와치랄롱꼰(사진) 태국 왕세자가 조만간 차기 국왕 자리에 오른다. 70년간 왕좌를 지켜온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이 지난달 13일 서거한 지 근 50일 만이다.
태국 정부는 29일 각료회의를 열고 와치랄롱꼰 왕세자를 새 국왕으로 승인해 의회에 통보했다. 쁘라윗 왕수완 부총리겸 국방부장관은 각료회의를 마치고 나서 “총리실장이 의회에 각료회의의 승인 사실을 통보했다. 이후 의회에서의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특별회의를 연 과도의회 국가입법회의(NLA)도 와치랄롱꼰 왕세자를 국왕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폰펫치 위칫촌차이 NLA 의장은 생방송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왕세자를 초청해 국왕으로 추대할 것”이라고 말했고, 위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국왕 만세”를 외치는 것으로 동의의 뜻을 밝혔다. 2007년 개정 헌법 23조를 인용한 현 임시헌법 2조는 국왕이 서거하고 이미 지명된 후계자가 있을 때, 각의가 이를 의회에 통보하고 의회가 후계자를 초청해 추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날 각의와 의회가 사실상 승계 절차를 마무리한 셈이다. 다만 왕위 승계를 마무리하려면 와치랄롱꼰 왕세자가 의회의 추대를 수락해야 한다. 현재 독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와치랄롱꼰 왕세자는 30일 귀국해 남은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쁘라윗 부총리는 “의회의 (왕세자) 접견은 하루 이틀 후에 이뤄질 수도 있다”며 “모든 일은 절차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와치랄롱꼰 왕세자는 태국 짜크리 왕조의 10번째 왕(라마 10세)이 된다.
태국 정부는 애초 푸미폰 전 국왕 서거 직후 왕위승계 절차를 시작하려 했다. 그러나 와치랄롱꼰 왕세자는 애도 기간을 갖고 싶다면서 왕위승계를 미뤄 한 달 넘게 왕좌가 비어 있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태국의 왕위 승계 절차가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각의가 왕세자의 국왕 임명을 승인하면서 이런 우려는 사라진 셈이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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