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계 부동산 투자회사인 ‘캐피털랜드’ 계열의 서비스드레지던스 운영회사인 ‘애스콧’은 지난 24일 현지에서 ‘라이프(Lyf)’라는 새 브랜드를 선보였다. 라이프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개념의 ‘숙박·주거·업무용 부동산 상품’이다. 라이프는 전통적인 숙박시설(hospitality)의 개념을 벗어나 현지인들과 같은 체험을 하길 원하는 여행자들을 위해 설계됐다. 이용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장소와 시설들을 갖추고 있어 쉼과 놀이, 업무를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애스콧 측은 “공유주거(co-living), 공유사무실(co-working) 등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2020년까지 호주·영국·일본·한국 등 전 세계적으로 1만객실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부동산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새로운 형태의 부동산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지칭한다. 하지만 보다 광의적으로는 특정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집단으로 해석된다. 리치쿤 애스콧 최고경영자(CEO)는 “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히 나이가 아닌 공동체(community)의 일부가 되기를 갈망하는 세대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반영한 대표적인 부동산 상품이 바로 공유 오피스다. ‘위워크(WeWork)’가 대표적인 업체다. 위워크는 지난 2010년 설립 후 6년 만에 전 세계 12개국, 30여개 도시에 진출해 100개 이상의 지점을 낼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위워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동 주거 브랜드인 ‘위리브(WeLive)’도 선보였다.
이 같은 외국계 부동산 관련 회사들의 발 빠른 움직임은 국내 부동산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부동산 디벨로퍼이면서 다수의 리츠(REITs)와 부동산펀드를 운용하는 캐피털랜드는 국내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그간 주로 오피스·주거·상업시설·호텔 등 전통적인 부동산 상품에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라이프는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투자 상품이다. 전경돈 세빌스코리아 대표는 “한국 기관들은 부동산 투자를 채권 투자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아직까지 부동산의 본질적인 가치를 상승시키는 투자를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싱가포르 기관들처럼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험이 쌓일수록 이러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병곤 컬리어스인터내셔널코리아 대표는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 변화는 기관들의 투자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며 “앞으로 (한국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투자 상품이 늘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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