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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정국 수습 방안 될까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제3차 대국민담화에서 사실상 퇴진 의사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대통령직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면서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날 담화 내용의 핵심은 대통령의 거취를 국회에 백지 위임하는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이다. 퇴진 시기와 방식에 대해 국민의 민의기관인 국회가 정해달라는 것은 퇴진밖에 없다는 ‘민심(民心)’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즉각적 퇴진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국정 공백과 차기 대통령 선거 과정의 혼선·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는 질서 있는 방식을 여야가 합의해 정해달라는 것이다. 형식 논리상으로도 부정하기 어려운 주문이다.

우리는 박 대통령의 이날 담화를 정국 수습 방안의 하나로 평가한다. 야권에서는 이날 담화에 대해 ‘탄핵 국면을 탈출하려는 꼼수’라고 평가절하했지만 이 방식 외에 정권 이양기의 혼선과 혼란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른 공직과 달리 대통령직의 공백은 안정적 국정 운영 차원에서라도 피해야 할 길이다. 여야 정치원로들이 27일 박 대통령의 하야 선언과 하야까지 일정 정도의 시한이(내년 4월)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비록 야권에서는 정권연장의 꼼수라고 비판하지만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었기 때문에 나온 입장표명이요, 결단이다. 국회 역시 꼼수에 치우침 없이 현명하게 대처하려면 대통령만큼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국회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대통령의 이번 담화로 광장의 촛불이 사그라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한 달 이상 지속돼온 국정 공백과 또 앞으로의 불가피한 정치 일정에서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크다. 이제 분노와 허탈 상태에서 벗어나 과도기를 얼마나 지혜롭게 넘길지 대안과 수습책을 공론화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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