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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Travelogue] 현실화된 유커 감소 '쇼크'...관광경쟁력 강화로 넘어라

기자가 대학에서 중국사를 배울 때 강의실에서 늘 듣던 말이 있다. “중국의 크기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교수는 가끔 한반도를 같은 축적의 중국 영토에 겹쳐 보이기도 했다. 크기는 22만㎦대960만㎦이다. 한국인과 중국인에게는 같은 문제라도 질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 아닌가 싶다.

이런 시각은 일단 당시의 공부에는 도움이 됐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이런 의식이 왕왕 지나친 경우도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예컨대 중국을 말할 때 ‘대륙’이니 ‘대국’이니 하는 식으로 표현하며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있다.

관광이야기를 해봐도 그렇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지난해 598만명에 달했다. 일부에서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1년에 600만명의 유커가 한국을 찾아오는 것을 기준으로 13억명 인구가 모두 오려면 200년이 걸린다. 우리는 200년 먹거리를 갖고 있다”는 식이다. 관광에서 중국인은 거의 무한한 소비자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런 관념이 확고할 경우 방한 유커가 줄어드는 것은 순전히 한국 관광업계에 잘못이 있다는 식의 자기비하로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지난 10월 기준 방한한 유커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지난해 15.6%에서 올해는 4.7%로 급격히 둔화된 것이다. 11월이나 12월에는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된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있었던 지난해 여름·가을을 제외하고 최근 몇 년간 기록한 40~50% 증가율과 비교하면 상상도 하기 싫은 수치다. 국내 면세점이나 호텔 등 유통·숙박업계가 그동안 방한 유커의 무한 증가를 기준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쇼크’에 다름 아니다. 더욱이 최근의 방한 유커 감소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등과 관련된 중국 측 불만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더 심각하고 오히려 장기적인 문제는 세계 관광시장에서 유커 비중은 감소하는 데 있다. 중국 국가여유국 집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1~6월) 해외로 나간 중국인 관광객은 5,903만명(홍콩·마카오행 포함)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5년 한 해의 증가율 9.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즉 최근 한국으로의 유커 유치 차질은 한편으로는 중국의 보복이라는 측면도 있으나 중국 관광객의 해외송출 증가세의 전반적 둔화에 기인한 점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위협에 위축될 필요가 없는 이유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444만명을 중국에 보냈다. 방중 외국인 가운데 국가별 1위다.

반전의 계기는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우선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일본이나 동남아 등 다른 시장을 개척하고 관광산업 경쟁력 자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만 돌파구가 나온다. chsm@sed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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