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규명할 특별검사로 박영수(64·연수원 10기) 변호사가 30일 임명되면서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한 강제수사와 입국이 특검에서 이뤄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씨는 학사부정 의혹의 수혜자인 데다 최씨 의혹의 핵심 참고인이란 점에서 수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화여대에 입학한 그는 체육특기자 입시 과정과 입학 이후 학사관리에서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교육부 특별감사 결과 이대가 지침을 어기고 정씨에게 면접고사장 금메달 반입을 허가해주고, 정씨가 출석하지 않고 대체물을 내지 않았음에도 출석을 인정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정씨는 지난달 31일 이대에 온라인 학사관리 시스템으로 자퇴서를 제출했다.
그는 삼성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불법적으로 지원받아 말 구입, 전지훈련 등에 쓴 의혹도 받고 있다.
삼성은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코어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지원했고, 최씨 측에 319만 유로(약 43억원)를 추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정씨는 수출기업이 주로 쓰는 보증신용장을 발급받아 KEB하나은행에서 수억 원의 대출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그는 강원도 평창 땅을 담보로 외환은행(현재 하나은행으로 통합) 압구정중앙지점에서 보증신용장을 발급받아 외환은행 독일법인에서 25만유로(약 3억2천만원)를 0% 후반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또 예금을 담보로 보증신용장을 받아 12만 유로(약 1억5천만원)의 외화를 대출받았다.
정씨는 지난달 시민단체 고발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 대상이 됐다.
하지만 검찰은 “필요성이 있으면 정씨를 소환하겠다”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본격 수사에는 나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씨 소환 방침은 세우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정씨가 각종 혜택의 수혜자이기는 하지만 검찰이 수사 중인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사건이나 청와대 문서 누설 사건의 피의자가 아니고 구체적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강제수사는 섣부르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씨 모녀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동북아)도 정씨에게 언론의 이목이 쏠리는 데 대해 “세월의 풍파를 견딜 나이가 아니다”라며 밝혔다.
하지만 최씨 딸인 정씨가 의혹과 무관하지 않은 점, 혐의가 발견되면 엄연히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성인이란 점에서 국내로 들어와 검찰 조사에 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특검 수사와 맞물려 이르면 내달 귀국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서 정씨는 가장 가까이에서 관련돼 있고, 일부 부패행위의 최대 수혜자”라면서 “특검에서 정씨를 강제입국시켜서라도 진술을 들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사진=MBN 방송화면 캡처]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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