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가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직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최순실 게이트’ 중심 인물로 지난달 21일 검찰에 구속된 김종 전 차관은 그동안 한양대에서 스포츠산업학과 교수직을 맡아왔다.
그는 최순실 조카 장시호(37), 김재열(48) 제일기획 스포츠 사업총괄 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하고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학교수 신분 중에 비리 연루로 소속 학교에서 강제 행정처분을 받는 것은 김 전 차관이 처음이다.
한양대는 “김 전 차관이 휴직 사유 소멸 후 30일이 지났지만 복직 여부를 밝히지 않아 학칙에 따라 직위 해제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10월 30일 문체부에 사표를 제출한 뒤 한 달이 지났지만 복직 여부에 관해 학교 측에 아무 의사도 전달하지 않았고, 현재의 중대 사안에 핵심 인물로 연루되어 복직이 적절치 않다는 내부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학교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이 기소돼 법원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징계위원회에서 해임이나 파면 등 중징계를 받게 된다”면서 “김 전 차관이 그 전에 사표를 낸다 하더라도 유력한 징계 대상이므로 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 전 차관이 ‘파면’이 아니라 ‘해임’ 처분을 받아 향후 논란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해임 징계를 받으면 3년간 공무원으로 재임용될 수 없으나 공금에 손댄 범죄가 아닌 이상 연금에는 큰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면을 당하면 연금도 깎이고 5년간 공무원으로 재임용되지 못한다.
학교 측은 “절차와 규정에 따라 징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 종 차관 외에 ‘최순실 게이트’ 연루자인 홍익대 교수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숙명여대 교수인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도 현재 강의를 진행 중이어서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홍대 측은 김 교수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피의자도 아니어서 그를 행정처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상률 전 수석은 현재 맡은 수업을 계속 강의할 계획이지만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자신이 경제학과 교수로 몸담았던 성균관대에 일찍 사직서를 제출, 수리까지 완료된 상태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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