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병에서 4성 장군에 오른 전설의 해병이 미국 펜타곤 수장에 오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일(현지시간) 직설적 발언으로 ‘미친개(Mad Dog)’라는 별명이 붙은 제임스 매티스(66) 전 중부군사령관을 차기 국방장관에 내정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당선사례로 주요 경합주인 오하이오주의 신시내티를 방문해 매티스의 인선 사실을 밝히고 다음주 공식 임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매티스 전 사령관은 강한 소신을 가져 ‘미친개’로 불리지만 독서광에 평생 독신으로 43년간 군에 몸담아오며 전투와 군사전략 연구에 매진해 공화·민주 양당은 물론 여론의 신망도 두텁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지난 1969년 해병대 사병으로 입대한 그는 전역 후 센트럴워싱턴대 학군단(ROTC)을 거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등에서 적잖은 공을 세우며 야전사령관에 올라 ‘살아 있는 해병의 전설’로 통한다. 의회의 강한 지지로 군 퇴역 이후 7년이 지나야 국방장관이 될 수 있다는 현행 규정도 그의 발목을 잡지 못할 것으로 미 언론은 내다봤다. 매티스는 물고문을 옹호해 논란을 샀던 트럼프 당선인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고문보다 담배 한 갑과 맥주 한두 병이 더 낫다”는 말로 설득해 ‘진정한 군인’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매티스 전 사령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하며 이란 핵협상에 반대한 강경파여서 트럼프 정부의 안보라인은 그의 가세로 매파 일색이 됐다. 그는 아시아에서 역내 미군 확대를 주장하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행보를 견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고 대북정책도 이란 핵 대응의 연장선에서 강경론을 추구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이어 국방장관까지 확정했지만 외교정책을 이끌 국무장관 인선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후보가 여전히 유력한 가운데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에 이날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까지 후보군에 올려놓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는 민주당 출신으로 석탄 주산지 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인 조 맨친을 에너지장관으로 검토하며 초당적 협치와 석탄산업 육성 의지를 과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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