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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커튼콜' 류훈 감독 "루저들이 끝까지 해내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대학로 지하 소극장에서 ‘여교사의 특별과외’처럼 야시시한 제목의 삼류 에로연극이나 만들던 사람들이 진짜 연극, 그것도 세계적인 대문호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걸작 ‘햄릿’에 도전한다. “오필리어랑 붕가붕가”하는 작품도 아니고, 햄릿이 “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외치는 그런 에로연극말고 진짜 ‘햄릿’ 말이다.

2일 오후 2시 서울 CGV 왕십리에서는 류훈 감독과 장현성, 박철민, 유지수, 채서진 등 주요 출연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커튼콜’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류훈 감독이 영화 ‘커튼콜’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오훈 기자




영화 ‘커튼콜’은 영화가 시작되면 먼저 삼류 에로극단의 참담한 현실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어둑어둑한 지하 소극장의 무대 위에서는 배우들의 신음소리가 이어지고, 객석에서는 어둠을 틈타 서로를 더듬는 커플들과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자위행위에 몰두하는 변태의 모습도 등장한다.

이렇게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에로연극을 만들던 이들이 연극의 왕도라 할 수 있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도전한다. 하지만 막상 의욕적으로 시작된 연극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햄릿이 죽었어요”라는 한 마디에 크게 꼬이기 시작하면서, 스태프와 배우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 연극을 끝까지 끌고 가려고 ‘웃픈’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다.

‘비밀애’ 이후 6년 만에 두 번째 영화를 선보이게 된 류훈 감독은 ‘커튼콜’을 만들게 된 것에 대해 “제가 최근 영화들을 보며 느끼는 갈증들을 해소해보고 싶었다”며 너무나 멋진 훈남훈녀의 배우들이 ‘본부장’이니 ‘실장’이니 ‘재벌 3세’니 하는 멋진 직업으로 등장해 폼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들에 대한 아쉬움과 갈증을 토로했다.



류훈 감독은 ‘커튼콜’을 한 마디로 “루저(Loser)들이 끝까지 무엇인가를 해내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실제 우리의 삶이 원하지 않는 일들의 연속이지만 살기 위해 그것들을 해야만 하고, 그런 상황 속에서도 루저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살아가는 힘과 용기를 주는 영화임을 강조했다.

영화 ‘커튼콜’은 삼류 에로극단이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도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12월 8일에 개봉한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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