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이 대형마트의 연이은 입점으로 인한 상권 축소와 편리한 서비스를 선호하는 지역 주민들의 소비패턴 변화로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 이런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청년들의 전통시장 내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은 온라인 장터 등에 떠밀려 점점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고, 시장 내 기존 상인과 청년상인 사이의 갈등도 존재하는 등 전통시장의 대내적·대외적 환경이 녹록지 않다.
청년상인의 활기가 전통시장 전체에 퍼지고 대형마트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상생, 전통시장 내 기존상인과 청년상인의 공존,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 상승에 의한 기존 상인의 축출 방지가 모두 가능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우선 대형마트와 공존은 어떻게 가능한가. 전통시장의 관광 자원화, 지역 생활 중심형 시장, 생산자·상인·소비자 네트워크 형성,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상생협정 등 각 지역의 실정에 맞는 다양한 활성화 모델이 필요하다. 청년상인은 지역 실정에 적합한 모델을 구축하고 선도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두 번째, 기존 상인과 청년상인의 공존은 어떻게 가능한가. 쇠퇴한 기존 전통시장에 생기를 불어넣는다고 해서 청년상인은 전통시장의 점령군이 아니다. 전통시장 내 청년상인은 장사가 잘되는 반면 기존 상인은 여전히 장사가 안 돼 울상을 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청년 창업가의 전문성과 경쟁력, 그리고 전통시장 커뮤니티가 추구하는 가치의 공유 또는 선도가 필요하다. 기존 상인들과의 상호교류를 통해 시장 내 기존 제품과의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새로운 소비자를 유치하는 블루오션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청년상인의 젊은 생각과 도전은 초기에 신선할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사업화를 위해서는 전통시장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통시장의 활성화로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상승할 때 상인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상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상가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전통시장 활성화 노력의 대가가 상인이 아닌 상가 소유주에게만 돌아가는 문제는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상가소유구조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토지협동조합과 상인협동조합을 결합한 모형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토지협동조합 모형으로 공공토지 기반 모형과 민간토지 기반 모형이 있는데 토지사유가 가능한 사회에서는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지 않는 한 한계를 지닌 대안이다. 민간토지 기반 모형으로는 토지협동조합이 민간토지를 매입 또는 임차하거나 신탁을 받는 방안, 또는 민간이 토지협동조합에 출자하는 방안 등이 있다.
청년의 꿈이 전통시장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기존 상인과 함께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춰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단순한 청년 창업의 지원보다는 청년의 미래를 지켜줄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청년상인들이 전통시장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활력소가 돼, 전통시장이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는 동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미혜 세종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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