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동남아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며 잇따라 공장 신설에 나섰다. 이들의 공세에 ‘텃밭’ 동남아 시장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본 자동차 업계에 퍼지고 있다.
상하이자동차(SAIC)는 총 2,000억엔(약2조553억원)을 투자해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해외 첫 양산공장을 짓고 있다고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지난 10월 말 동부 촘부리에서 공사를 시작한 태국 공장은 해외양산거점으로는 가장 큰 연산 20만대 규모의 공장이다. 회사 측은 총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현지 언론은 적어도 300억 바트(약 9,84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SAIC는 인도네시아에도 미국 제너럴 모터스(GE)와 손잡고 ‘우링’ 브랜드 제품을 생산할 곳을 세우고 있다. 총 투자액은 7억 달러(약 8,177억 원)로 연산 15만대 규모다. 이 회사는 도요타 자동차 등 일본 업체에 비해 20%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중국 메이커들은 전기자동차에도 힘을 쏟고 있다. 베이치푸톈자동차의 모기업인 베이징자동차그룹은 말레이시아 전기자동차 조립공장을 내년 중 가동한다. 지난달에는 말레이시아와 태국 현지 실정에 맞춰 핸들이 오른쪽에 달린 전기자동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상하이자동차 동남아 2개 공장의 생산능력은 동남아 전체의 연간 신차판매 대수의 10%가 조금 넘는 규모다. 신공장이 전면 가동하면 동남아에서의 생산규모가 일본의 하위 자동차 업체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오게 된다.
현재 동남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 업계가 75%의 시장 점유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10.3%, 유럽과 미국 자동차업계가 8.7%, 한국차가 3.2%, 여타 국가의 메이커들이 2.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의 동남아 시장 점유율은 0.2%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지화 전략과 저렴한 가격 등을 앞세워 최근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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