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위기에 처한 해운강국의 위상을 지키겠다는 현대상선의 각오는 반갑다. 특히 엊그제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의 가입협상이 마무리된 것은 다행이다. 물론 일각에서 나오는 ‘반쪽짜리’ 결과라는 지적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나 현대상선의 장담과 달리 2M의 정식 회원으로 가입하지 못했고 가입기간도 통상 5~10년에 한참 못 미치는 3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협상 결과는 7월 2M과의 양해각서(MOU) 체결 당시 거론됐던 공동운항 서비스보다 결속력이 약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악을 피하고 실리를 챙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선복교환·매입방식 제휴를 통해 선복량(화물적재 공간)을 지금보다 20% 늘린데다 핵심 노선인 미국 서부항로도 기존 2개에서 3개로 확대한 것은 수확이라 할 만하다. 가입기간도 유동적인 만큼 부정적으로만 해석하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다.
협상 결과에 따르면 2020년 현대상선의 재무구조와 유동성이 개선될 경우 2M 정식 멤버로 가입할 수 있다. 아직 문은 열려 있다는 얘기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현대상선은 물론 정부 역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업종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지나치게 금융논리로 접근해 해운업을 벼랑 끝으로 내몬 우(愚)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10월 말 내놓은 ‘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의 차질없는 실천 등으로 현대상선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올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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