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조만간 탈당 결심을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대표의 탈당은 앞서 당을 나간 남경필 경기지사, 김용태 의원 등과 연대해 중도보수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행보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4·5·6면
김 전 대표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현재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친박들이 장악하고 있는 현재 새누리당은 그 어떤 변신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진정성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나라 경제와 안보 위기를 걱정하는 대다수 국민이 믿고 의지할 새로운 보수정당의 탄생이 지금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엄청난 사태에도 불구하고 죄의식이 없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게 (친박들의) 가장 큰 문제”라며 “박 대통령도 새누리당을 자신의 사당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은 죽더라도 당은 살려야 한다는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이 살아나려면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탈당을 결심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과 친박에 대해 ‘배신’ ‘노예’ ‘조폭(조직폭력배)’ 등과 같은 격한 단어를 총동원했다. 김 전 대표는 “(친박이)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많은 동지들에게 배신자라고 말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배신하고 당을 배신하고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않았다”며 “그들(친박)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라 정치적 노예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친박들의) 노예근성이 박근혜를 죽이고 새누리당도 죽였다”고도 했다. 김 전 대표는 또 “그들(친박)은 국민에 대한 도의보다 권력을 나눠준 (박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생명처럼 여긴다”며 “이는 조폭의 논리”라고 맹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새로운 진짜 보수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라는 생각에 동지들과 심각한 고민을 같이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내년 1월 중순 귀국 예정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과의 연대계획에 대해 “동지들과 아직 최종 결정을 못 봐서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유승민 의원에 대한 신당 참여 제안과 관련해서는 “유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제안한 적은 없고 비박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공개적으로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대표의 탈당 시기는 오는 16일로 예정된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 직후가 첫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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