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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두'작가 '삼'색戰

같은 듯 다른…박지은 '푸른바다의 전설' vs 김은숙 '도깨비'

국내 최고 스타 작가로 꼽히는 박지은과 김은숙. 박 작가는 문화창고, 김 작가는 화앤담픽쳐스에 각각 소속됐으나, 두 회사가 올해 초 CJ E&M에 인수되면서 둘은 같은 회사에 적은 두는 사이가 됐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박 작가는 ‘푸른 바다의 전설(SBS)’, 김 작가는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tvN)’를 선보이며 불꽃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됐다.

작가 박지은과 김은숙은 수 많은 히트작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기도 하지만 드라마 ‘광팬’인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런 두 작가가 최근 드라마 맞대결을 통해 나름의 독특한 개성을 뿜어내며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일단 시청률 자체로 보면 ‘푸른 바다의 전설’이 17.4%로 ‘도깨비’(12.7%)에 다소 앞선다. 하지만 이는 지상파라는 플랫폼의 힘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비슷한 듯 다른 두 작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피면서 ‘푸른 바다의 전설’과 ‘도깨비’의 인기를 가른 지점을 분석해봤다.

푸른 바다의 전설




도깨비


동양적 판타지

朴 어우야담 속 인어 모티브

金 도깨비 설화 바탕 스토리

◇판타지로 맞대결= 두 작가는 모두 민담과 설화를 바탕으로 윤회, 환생 등 동양적 판타지를 선택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이야기를 모티브로 설정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전생에 이루지 못한 사랑을 현생에 이루려는 인어(전지현)와 인간(이민호)의 사랑이, ‘도깨비’는 도깨비 설화를 바탕으로 하는데 전생의 기억을 잊고 편히 죽으려면 도깨비(김고은) 신부와 결혼을 해야 하지만 도깨비 신부를 만나지 못해 900년 넘게 ‘억지로’ 살아가는 도깨비(공유)의 이야기가 각각 중심 내용이다. 판타지 설정에 두 작품 모두 영화를 능가하는 ‘눈이 호강하는’ 컴퓨터 그래픽(CG)의 향연을 펼쳤다.

대사발

朴 어색한 웃음코드, 힘 빠져

金 스토리에 집중…단점 보완



◇비교되는 ‘대사발’= 이들의 공통점은 ‘대사발’인데 이번에는 각각 다른 길을 선택했다. 김 작가는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태양의 후예)‘, ”나 너 좋아하냐?(상속자들)’, 박 작가는 ”죽기 위해 사는 사람은 없고, 이별을 위해 사랑을 나누는 사람도 없다(별그대)“ 등 연애 설렘과 사랑의 속성을 통찰력있게 표현한 대사들로 공감을 얻어낸 바 있다. 신드롬을 일으킨 ‘태후’에서 조차 스토리는 없고 오직 ‘대사발’이라는 혹평을 들었던 김 작가는 ‘도깨비’에서는 ‘대사발’을 포기하고, 스토리에 더욱 집중했다. 스토리에 강한 ‘태후’ 이응복 피디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하면서 그의 단점이 보완된 것. 935년을 인간 세상에서 살고 있는 도깨비일지언정 인간의 일상과 인간사가 현실감 있게 표현되면서 귀신이라는 소재가 주는 허무맹랑함을 제거했다는 평가다. 도깨비와 귀신을 볼 줄 아는 도깨비 신부의 사랑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다소 극적이긴 하지만 소소한 연애담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김 작가는 또 그 특유의 ‘달달’하지만 낯간지러운 로맨틱한 대사를 포기하고 도깨비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서 세상사를 속 시원하게 표현했다. 이를테면 사장님이 안 볼 때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알바, 사장은 안 볼 때 열심히 일하면 몰라, 그냥 놀아”라고 말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

박 작가의 경우 ‘별그대’에서 보여줬던 방식을 그대로 연출하고 있지만 다소 힘이 빠진다는 지적이다. ‘대사발’과 스토리 모두 살리려 노력했지만 이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해내고 있지 못하다는 것. ‘푸른 바다의 전설’은 인어가 인간 세상으로 나와서 겪게 되는 해프닝을 코믹 포인트로, 인어와 인간의 사랑을 로맨틱 포인트로 각각 삼았다. 그러나 인어가 뭍으로 나와서 만나는 “도를 아십니까?”라며 다가오는 사람, 왕따 초등학생과의 만남 등 에피소드는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웃음을 유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또 인간의 말을 배우는 과정에서도 설정한 코믹과 감동 포인트도 약하다. 예를 들면 드라마에서 주요하게 그린 인어가 가족의 의미를 배우는 장면이 그렇다. 입원한 인어는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족’이라는 단어에 집중하며 “가족이 뭐예요?”라고 묻자, 한 환자가 간호해주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저게 다 가족이야”라고 말한다. 병원을 쭉 둘러보던 인어는 “가족은 붕어빵처럼 닮았고, 따뜻하고 달달해”라고 독백한다. 가족이라는 단어도 몰랐던 인어가 붕어빵의 속성을 떠올리며 가족에 대입하는 대사는 가족의 의미와 함께 감동을 선사할 목적이었지만 공감을 얻기에 실패했다.

브로맨스

朴 주변 비중 많아 공감 실패

金 남성 외모·캐릭터 잘 살려

◇‘브로맨스 코드’의 승부= 두 작가는 스토리의 연장선 상에 있는 ‘브로맨스 코드’를 모두 택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정확하게 갈린다. 드라마는 여성팬이 압도적인 장르로 여심 잡는 코드는 남녀 주인공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최근의 트렌드다. 이에 맞춰 둘은 주인공 주변에 남성 캐릭터 둘을 각각 설정했지만 김 작가의 선택이 더욱 영리했다. 도깨비와 그의 주변인인 저승사자(이동욱), 도깨비 조카(육성재)가 각자의 장점을 내세워 여성 시청자들 사로잡는 반면, ‘푸른 바다의 전설’의 인간 남자의 친구들인 조남두(이희준)와 태오(신원호)는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기에는 외모나 캐릭터로나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푸른 바다’의 경우 인어 캐릭터와 시청자 사이의 거리감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의 비중보다 코믹을 유발하지만 실패한 주변 상황의 비중이 많아 보이는 것이 시청률을 확실하게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도깨비’는 김 작가의 단점인 부족한 스토리가 확실히 보강됐다”며 “남성 캐릭들 또한 트렌디하면서도 영리하게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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