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 김상만 전 박근혜 대통령 자문의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관계자를 대거 출국금지하며 본격 수사를 시작했다.
15일 이규철 대변인(특검보)은 김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전 검찰 수사에서 출국금지 처분되지 않았던 수사 대상자들에 대해 추가로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현재 ‘정윤회 문건’ 유출 검찰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 등으로 현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김 전 실장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한 차례의 소환조사 등도 받지 않았다.
이에 특검이 김 전 실장 등을 출국금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수사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검은 검찰로부터 건네받은 수사 서류 검토를 거의 끝마쳐 강제수사도 조만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주 내에는 압수수색, 참고인·피의자 소환 조사 등도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다.
앞으로의 수사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 대변인은 강제수사 대상에 청와대 관저가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수사 과정상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청와대든 어디든 수사에 필요하다면 방법을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이 박 대통령을 면담하며 면세점 제도 개선과 관련해 민원을 해결하려고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특검이 대기업 압수수색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할 수도 있다”며 “다만 기록 검토가 아직 확실하게 끝나지는 않아 준비를 철저히 한 다음에 신속히 수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독대하며 시내 면세점 특허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의 말씀자료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의 말씀자료에는 ‘시내 면세점 특허 제도에 관한 종합적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고, 당시 SK그룹은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의 면세점 사업권 경쟁에서 탈락해 이를 되찾으려 한 시기였다. 특히 대통령이 해당 말씀자료를 제시한 시기는 SK그룹이 미르재단에 68억원, K스포츠재단에 43억원 등을 지원한 이후였다.
/홍주환인턴기자 theh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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