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1시 서울 CGV 압구정에서 한재림 감독과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더 킹’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영화 ‘더 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 분)가 대한민국의 권력을 설계하는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며 권력의 설계자로 올라서려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그러다보니 필연적으로 정치권력에 대한 강렬한 풍자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더 킹’이 보여준 정치풍자의 백미는 바로 권력을 거머쥔 집단이 굿을 하며 무속신앙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준 장면이다. 하필 이 장면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알려지면서 당초 한재림 감독이 풍자의 목적으로 넣은 굿판 장면이 절묘하게 현실정치를 지적하는 장면이 되고 만 것이다.
한재림 감독은 이에 대해 “취재를 하다보니 실제 권력자들이 저런 행동을 많이 하기에 풍자의 목적으로 넣었는데, 웃자고 한 일이 현재 시국과 맞아 떨어진다는 자체가 너무나 비극”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정우성 역시 “처음 시나리오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가장 강력한 권력집단을 풍자하고 비트는 용기 있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는데, 촬영을 마치고 편집을 하다보니 영화 속 내용이 현실과 맞닿아있기에 감독님에게 혹시 시나리오 쓸 때 신 내리신 것 아니냐고 물어봤다”며 웃었고, 류준열도 “친구들이 혹시 추가로 촬영한 장면 아니냐고 물어왔다”고 말했다.
‘더 킹’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은 것은 역시 조인성의 스크린 복귀였다. 2008년 유하 감독의 ‘쌍화점’ 이후 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조인성은 영화에서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30년의 세월을 연기하며 영화 전체 촬영회차의 90% 가까이를 소화했다.
조인성은 “오랜만에 하는 영화라는 사실에 걸맞게 출연분량이 많은 편”이라며, “시대를 관통하며 태수가 만나는 캐릭터들을 통해 30년이라는 세월의 흐름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감시자들’부터 시작해 ‘아수라’, 그리고 ‘더 킹’까지 스크린에서 악역 캐릭터로 새로운 변신을 선보이고 있는 정우성은 “법의 이름으로 법의 뒤에 숨어서 조작과 은폐, 법 집행의 왜곡된 모습을 자행하는 한강식”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하며 “권력집단 내부의 비도덕한 면을 보여주면서, 한강식이라는 인물을 철저하게 무너트리고 싶었다”며 자신이 보여줄 연기를 기대할 것을 당부했다.
한재림 감독이 ‘응답하라 1988’을 보고 캐스팅했다는 류준열은 조인성, 정우성 등 쟁쟁한 선배들과의 호흡에 대해 “이런 큰 영화에서 이렇게 많은 선배님들과 호흡하는 것이 처음”이라며 “처음에는 선배님들이 워낙 스타여서 선입견도 가졌지만, 선배님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의지하며 따르게 됐다”며 조인성과 정우성 등 선배들에 대해 감탄사를 아끼지 않았다.
배성우는 한재림 감독과 ‘더 킹’을 하기 전부터 알던 사이로 한재림 감독이 평소 관찰한 배성우의 실제 모습이 많이 녹아있다고. 배성우는 “그래서 촬영장의 흐름이 자꾸 배성우에게로 쏠린 것 아니냐”는 정우성과 조인성의 질투에 “이번에는 다 처음하는 연기였고, 평소 제 모습은 전혀 녹아있지 않다”고 귀엽게 항변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더 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 분)가 대한민국의 권력을 설계하는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 승승장구하며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로 올라서려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017년 1월에 개봉한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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