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72·사진)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은 새로운 포용적 리더십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밝히며 내년 초 대권 도전 의사를 가시화하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송별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 사태’ 이후 한국 상황에 대해 “가장 큰 위기들 가운데 하나”라고 진단한 후 “한국 국민들이 현재의 위기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포용적 리더십(inclusive leadership)’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민이 어렵게 성취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잃고 싶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안다”면서 “나라의 미래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그러면서 ‘사회통합과 화합’을 한국 사회의 과제로 제시하고 “사고방식·소득 등의 차이를 조정해 화합으로 이끌 것이냐 등 생각해야 할 이슈들이 무수히 많다”고 지적했다. 퇴임 이후 열흘가량 주변 정리 후 다음달 10일을 전후해 귀국할 예정인 반 총장은 퇴임 후 “정치 지도자, 시민단체 대표 등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 내가 한국을 위해 무엇을 하는 게 최선이고,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고 밝혀 향후 대선 주자로 나설 계획을 시사했다.
한편 반 총장은 회견 이후 유엔 기자단 초청 송년 만찬에서 관례대로 자신이 출연하는 코믹 영상을 선보였다. ‘퇴직 후’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그는 운전기사 없이 직접 차를 몰고 셀카를 찍어보고,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다 훌쩍이는 평범한 일상을 연출하면서 퇴임에 대해 “슬프지만 이제 마침내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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