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21·롯데)가 2016년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내년 전망에 청신호를 밝혔다.
김효주는 18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사자호(라이온레이크) 골프장(파72·6,31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시즌 개막전인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총상금 55만달러) 마지막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를 기록한 그는 장하나(24·비씨카드)와 임은빈(19·볼빅·이상 4언더파)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11만달러(약 1억3,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2013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김효주는 2014년 상금왕에 오르며 국내 무대를 평정한 선수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그는 올해 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바하마 클래식 제패 이후 승수를 보태지 못한 터라 이번 우승으로 내년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한해에 한미 투어 개막전에서만 2승을 올리는 이색적인 기록을 작성한 김효주는 KLPGA 투어 개인 통산 10승(LPGA 통산 3승)을 채웠다. 2012년과 2014년에 이어 2년 주기로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그는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2승을 합쳐 10승의 절반인 5승을 중국 땅에서 수확하며 각별한 인연도 이어갔다.
전날 2라운드에서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중간합계 1언더파)를 만들어낸 김효주는 이날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장하나에게 한 때 선두 자리를 내줬다. 김효주의 바로 앞 조에서 경기한 장하나는 1번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오른 뒤 4, 5, 6번홀 3연속 버디를 쓸어 담았다. 중반부터 김효주의 반격전이 펼쳐졌다. 3번과 5번홀 버디에도 2타 차 2위로 밀린 김효주는 13번홀(파4) 버디로 추격했다. 1타 차로 쫓긴 장하나의 실수가 14번홀(파3)에서 나왔다. 티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린 장하나는 3타 만에 탈출한 탓에 더블보기를 적어냈고 1타 차로 김효주와 자리를 맞바꿨다. 선두로 올라 우승 기회를 잡은 김효주는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15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한 뼘 옆에 붙여 2타 차로 달아난 그는 장하나가 짧은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자 역시 드라이버 샷을 그린에 올린 뒤 가볍게 1타를 줄였고 마지막 홀(파4)에서 파를 지켜 2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김효주는 경기 후 “한 해 마무리가 좋아서 내년엔 잘될 거라는 믿음으로 전지훈련에 임할 생각”이라면서 “2017년에는 더 좋은 에너지로 올해보다 나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6시즌 KLPGA 투어에 데뷔해 상금랭킹 48위로 연착륙에 성공한 임은빈은 두 번째 시즌을 맞아 자신감을 키웠다. LPGA 투어 멤버 펑산산(중국)은 3타를 줄였지만 전날 공동 2위에서 두 계단 내려간 단독 4위(3언더파)로 대회를 마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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