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탄핵심판소추위원단은 18일 박근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탄핵심판 답변서 공개 여부와 야당 몫의 소송대리인 추가 선임을 놓고 여야가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논란 끝에 답변서 공개가 결정됐지만 탄핵 소추에 집중해야 할 여야가 첫 대면부터 앙금을 남겼다.
이날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장인 새누리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 주재로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의 소추위원이 참여한 탄핵심판소추위원단·대리인단 회의는 시작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야당 소속 의원들이 박 대통령 측의 답변서를 여당 소속인 권 단장이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반발해서다. 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보낸 답변서가 이미 (국회에) 도착해 권 단장이 소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소송대리인 측의 답변서, 준비서면, 이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반박서면 등 서면이 수십 차례 반복해서 오갈 텐데 이런 서면들에 대한 공유와 공개의 기본 원칙을 천명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당 간사인 김관영 의원도 “국민들도 알 권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답변서와 앞으로 진행될 준비서면 절차를 가능한 한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거들었다. 정의당 간사 이정미 의원은 “답변서가 왔는데 소추위원단에 공유되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며 공개를 촉구했다. 이에 권 단장은 “첫 회의인데 간사님들이 저에게 당부와 주문이 많다”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고 이후 ‘탄핵소추 하는 게 아니라 탄핵 반대하는거야?’ ‘뭐 이런 xx가 다 있어’ 등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등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 계속된 회의 끝에 권 단장이 답변서를 공개하고 소송대리인단 팀장에 민주당 추천 인사 2∼3명을 추가 선임하기로 하면서 갈등은 봉합됐다. 회의 결과에 대한 브리핑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권 단장은 “변호인 보충 문제와 답변서 공개 문제로 너무 격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바람에 고성이 오갔다”며 “답변서를 공개 안 하려던 게 아니고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오늘 회의까지 미뤄왔다”고 해명했다. 박범계 의원은 “옥동자를 생산하는 산통으로 이해해달라”며 한 발짝 물러났다. 여야 의원 9명으로 구성된 국회 소추위원단은 당연직인 권 위원장이 단장을 맡고 새누리당 장제원·오신환 의원, 민주당 박범계·이춘석·박주민 의원, 국민의당 김관영·손금주 의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각각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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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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