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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피칭은 재만남 약속 받는 것이 목표

KAIST 경영대학 교수

조성주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왜 스타트업 사업 피칭(pitching)은 늘 5분에서 10분입니까? 너무 짧지 않습니까? 제 사업 계획을 제대로 소개하려면 한 시간도 부족한데 말이죠.”

어느 모임에서 나온 스타트업 대표의 불만이었다. 10분 내외로는 제대로 된 사업 계획 발표가 어렵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피칭이란 창업자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해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다수의 스타트업이 투자자들을 앞에 두고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형식이다. 충분한 시간 동안 사업성을 어필하고 싶겠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발표할 스타트업이 열 군데라면 한 시간씩만 잡아도 10시간이다. 그러다보니 짧은 시간 발표를 진행한다. 투자자 역시 긴 발표를 기대하지 않는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우선 피칭 내용을 들어보고 관심 가는 스타트업을 찾아내려고 한다. 이렇게 찾은 스타트업은 이후 개별 미팅을 통해 충분한 시간 동안 사업 계획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스타트업은 피칭을 소개팅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처음 만난 소개팅 자리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다. 우선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어 애프터(after:재만남)를 받아내는 게 중요할 것이다. 피칭 역시 그렇다. 그 자리에서 투자가 확정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로부터 애프터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방식이 모두에게 효율적이다.



‘엘리베이터 피칭’이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짧은 시간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피칭하는 것을 말한다(투자자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것처럼). 당연히 10분보다 더 짧아야 한다. <캐즘 마케팅>의 저자 제프리 무어가 엘리베이터 피칭을 위해 만든 문장을 살펴보자.

“(고객 니즈)를 가진 (목표 고객)을 위해 (기존 대안/경쟁사)과 달리 (핵심 효용)을 제공하는 (제품 카테고리)의 (제품/서비스명)입니다.”

예를 들면, “(배달 음식을 시키려고)하는 (스마트폰 유저)들이 (음식점 전단지를 못 찾거나, 전단지를 버렸거나, 114에 문의하거나, 웹 검색)을 하지 않아도 (인근 배달 음식점에 앱으로 주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인 (OOO)을 합니다.”식이다.

포함돼야 할 핵심 요소는 이렇다. 첫째, 누가 어떤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지, 둘째, 현재 그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셋째,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는 것인지다. 여기까지의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 스타트업 피칭에서도 이 부분이 중요하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 목표 시장, 마케팅, 수익 모델, 매출 계획, 창업팀 소개 등을 하면 된다. 후반부는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앞 부분에 공감대가 이루어졌다면 투자자가 이것저것 먼저 물어볼 것이다. 지금 당장 얘기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애프터를 신청할 것이다. 그럼 피칭 목적이 달성된 것이다./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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