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 될 것이라 믿고 미성년 성추행이라는 큰 범죄를 저지른 칠레 주재 외교관 박모 씨의 영상이 전파를 타 파장이 일고 있다. 박모 씨는 칠레 현지에서 여학생을 상대로 강제로 입을 맞추고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이같은 내용은 칠레의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의해 18일(현지시간) 방송됐다.
방송 내용을 보면 박모 씨는 14살 미성년 여학생으로 분한 20대 여성이 다가오자 스스럼없이 성추행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여성 연기자가 그에게 “한국어 가르쳐줄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집에 엄마 있니?”라고 되물었다.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듣자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강제로 입맞춤 하는 등 성추행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에 연기자는 “입맞춤같은 것 한번도 안 해봤다”면서 거부했고 그는 씨익 웃으며 음담패설을 늘어놓기도 했다.
외교관 박 씨는 여성에게 “우리 사귈까? 중요한 건 비밀로 하는 거다”라면서 “네 엄마도 싫어할 거고 보통 사람들도 이해 못하기 때문”이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취재 중인 연기자가 “내가 어디가 좋냐”고 묻자 그는 곧바로 “가슴”이라고 답하면서 “그곳에서 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침내 그는 “한국어를 가르쳐준다”며 여성을 강제로 빈집으로 데려갔다. 박씨는 집안에서 강제로 침실로 끌고가는 등 위험한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제작진이 우체부, 집주인 등을 동원해 집 문을 두드렸지만 박씨의 성추행은 계속됐다.
결국 제작진이 모든 사실을 말하자 박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는 “제발 방송은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연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 진행자는 “당신이 외교관이기 때문에 칠레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사실을 방송으로 내보내 당신을 국가에서 쫓아내겠다”고 말했다.
방송에는 이밖에도 박모 씨가 다른 여학생에게 다가가 “사진을 같이 찍자”면서 신체 가까이 접촉하거나 만나는 모든 학생들에게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라고 요구하는 등의 낯뜨거운 모습이 낱낱이 드러났다.
‘엘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 ; 스스로 놓은 덫에 걸리다)’라는 이름의 프로그램 제작진은 성추행 피해를 당한 한 여학생의 제보를 받고 박모 씨를 상대로 함정 취재를 벌인 끝에 이같은 장면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해당 피해 여학생은 만 12살로, 너무 수치스럽고 혐오스러워 자살까지 생각했었다고 전했다.
박씨는 현재 국내로 소환돼 20일 오전부터 외교부 감사관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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