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네팔 한 마을 헛간에서 생리 중인 15세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네팔 서부 아참지구 가즈라 마을에서 아버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로샤니 타루와(15·여)가 추위를 피하려 움막 안에서 불을 피우다 질식사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로샤니는 생리 중에 ‘부정(不淨)’하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떨어져 헛간에서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환기도 안 되는 헛간에서 추위를 피하려고 불을 피웠다가 연기를 마셔 질식사를 한 것이 로샤니의 사인이었다.
이는 힌두교의 오랜 관습 중 하나인 ‘차우파디’에 의해 발생했다. 차우파디는 나이에 상관없이 생리 중인 여성이나 갓 아기를 낳은 산모를 부정한 존재로 보고 가족으로부터 격리하는 공간을 말한다.
이는 월경혈이나 출산혈이 재앙과 불운을 몰고 온다고 믿는 힌두교 악습과 관련됐다.
이 기간 중에는 평소 같은 식사를 할 수 없고 우유를 마실 수 없다. 물론 차우파디를 떠나 다른 사람과의 접촉 자체도 금지된다. 가축의 배설물 옆에서 잠을 자는 등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질병에 걸리거나 뱀, 자칼 등 동물의 공격을 받아 죽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네팔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차우파디를 법적으로 금지했지만, 외딴 지역에서 차우파디는 공공연히 계속되고 있다.
네팔 당국은 “일부 나이 든 사람이나 오지의 경우, ‘생리 중인 여성은 불결하다’는 인식이 워낙 확고해 정부가 모든 인권 유린 행위를 예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전했다. /이세영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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