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CNN과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이 같은 날 핵능력 강화를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22일 오전 모스크바에서 전달한 연례 국방부 연발 순시에서 “우리 군은 지금 그 어느 잠재적 적보다 강하다”면서도 “전략적 핵무기 부대의 군사적 잠재력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확실히 관통할 수 있는 미사일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핵능력 강화를 강조한 뒤 수 시간 만에 트럼프 당선인은 맞불을 놓은 것. 그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에 관한 분별력을 되찾을 때까지 핵 능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부연 설명없이 핵 능력 강화의 필요성만 밝혔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의도로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한 것인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푸틴의 발언이 나온 날 트위터에 핵능력 강화를 주장했다는 점이 세계사회를 불안에 빠트리고 있다.
CNN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진 냉전시대에 벌어진 군비경쟁을 통해 이미 총 1만4000개에 달하는 핵탄두를 축적한 두 초강대국간의 추가적인 핵무기 경쟁은 세계사회를 두려움에 떨게 할 만하다고 전했다.
WP는 “새로운 군비경쟁의 망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를 줄이기 위해 이어온 노력이 역전되면서 핵무기 보유량이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레이시 힐리 핵문제 전문가는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가 전후상황에 대한 설명 없이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실제로 핵무기의 위협이 도사리고 러시아가 야망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냉전이 다시 일으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는 그의 트위터 발언 직후 핵무기 경쟁 우려를 진화하기 위해 해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대변인인 제이슨 밀러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핵무기의 위협과 확산을 막아야만 하는 필요성에 대해 말한 것”이라며 “핵무기를 억제하는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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