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는 새로운 것(big thing)을 필요로 하고 있고 그 역할은 인공지능(AI)이 맡게 될 것입니다. 실리콘밸리는 내년에 AI 분야에서 혁신의 커다란 파고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구루로 존경받는 스티브 블랭크 스탠퍼드대 교수는 23일(현지시간) 톱테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톱테크뉴스에 따르면 지난 8년여간 실리콘밸리의 테크 트렌드를 이끌던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들었음을 많은 지표들이 확인해주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올해 3·4분기 매출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스마트폰을 떠받치고 있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 역시 사용자들이 새로운 앱을 내려받기보다는 기존 것들을 쓰면서 혁신과 발전의 정점인 성숙기의 단계를 보인다.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의 상징처럼 된 페이스북도 내년에는 주 수입원인 광고매출 성장세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잇따르고 있다.
블랭크 교수는 새로운 것을 필요로 하는 실리콘밸리의 차세대 기술 중심은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는 AI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블랭크 교수는 “우리가 AI를 얘기하기 시작한 것은 30년 또는 그 이상이지만 실리콘밸리에서 AI가 인간의 삶에 유용하게 될 수 있음을 확인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2년, 길어야 5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I가 미래 혁신을 주도할 것임은 이미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도 말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0년은 세상이 ‘모바일 퍼스트’를 구축해왔다면 다음 10년은 AI 퍼스트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톱테크뉴스는 “구글의 알파고와 한국의 이세돌 9단 간의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의 승리는 AI의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일깨워 주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AI 기술이 농축된 AI 비서들의 잇따른 출연과 그들의 부족함은 AI 미래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블랭크 교수는 말했다.
지난해와 올해 애플의 시리를 필두로 구글의 어시스턴트, 아마존 에코의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세일즈포스의 아인슈타인 등 AI 기반 제품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테크 전문가들은 아직 이들이 ‘멍청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블랭크 교수는 “내년에는 이들 AI 비서들이 그동안의 축적된 경험을 통해 학습한 것을 토대로 엄청난 것들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일하고 일상을 영위하는 모든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실리콘밸리는 혁신의 커다란 파고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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