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운영 의혹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선재단 ‘도널드J트럼프재단’이 해산 절차를 밟는다.
트럼프 당선인은 24일(현지시간) “대통령직과 갈등을 빚을 소지를 방지하고자 자선활동에 대한 나의 관심을 다른 방식으로 추구하기로 했다”며 자선재단 해산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직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우리나라와 세계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므로 (트럼프재단을 통해 해온) 좋은 일이 이해상충 논란에 휘말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재단은 수년간 참전용사 지원단체를 포함한 수많은 가치 있는 집단에 수백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해왔다”고 덧붙였다.
당선인은 재단 문을 닫는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변호사에게 해산에 필요한 절차를 밟을 것을 지시했다고 미 일간 보스턴글로브는 보도했다.
대선 기간에 트럼프재단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돕는다는 설립취지와 달리 당선인의 사금고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검찰의 수사를 받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9월 워싱턴포스트(WP)는 재단의 세금 기록을 분석해 최소 25만8,000달러(약 3억원)가 당선인의 사적 소송비용으로 사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비영리기관 운영자가 기금을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WP는 2006년 트럼프가 플로리다주에서 운영하던 ‘마라라고 클럽’에 부과된 벌금 12만달러 가운데 10만달러를 재단에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WP는 또 트럼프가 2010년 자선 골프행사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고객에게 약속한 100만달러의 상금을 지급하지 않아 소송을 당하자 이 소송에서 합의한 기부금 15만8,000달러도 재단에 부담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재단은 또 자선단체로서 적절한 등록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활동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뉴욕주 검찰로부터 모금활동 중단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에이미 스피털닉 뉴욕주 검찰총장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재단을 아직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를 완료할 때까지 재단은 법적으로 해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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