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공무상 비밀 문건 47건 등 국정문건 180건을 최순실씨에게 넘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25일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됐다. 하루 전 소환돼 강도 높게 조사를 받았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재소환됐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1시 16분께 법무부 호송 차량을 타고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했다. 취재진 질문에 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청와대 관계자가 특검에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특검팀은 정씨를 상대로 문건 유출 경위와 대통령 관여 여부, 최씨와의 관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이 보유하고 있던 236개 통화 녹음의 녹취록 관련 수사기록 및 증거자료를 검찰로부터 넘겨받고 분석 작업을 벌인 바 있다.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이 최순실 씨와 895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236개 통화 중 11개 통화에서 최씨와 정 전 비서관의 대화가 담겨 있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중에는 박 대통령이 최씨, 정 전 비서관과 함께 대통령 취임사를 준비하거나 넘겨받은 국정문건에 대해 최씨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같이 특검에 재소환된 김종 전 차관은 하루 전인 24일 최씨와 함께 소환돼 이날 새벽 1시까지 강도 높게 조사받은 바 있다. 특검 관계자는 “조사할 내용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김 전 차관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급히 재소환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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