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후원사와 흥행을 생각하는 협회의 입장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해당 조항은 명백하게 불공정해 법적 타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당장 남자프로골프협회에 이 같은 과도한 벌금 성격의 규정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더라도 분명한 남녀 차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선수 보호가 협회의 기본 기능이라는 상식적 개념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오히려 선수에게 불공정한 부담을 주는 규정은 협회가 추구하는 국제 경쟁력과도 거리가 멀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에 따르지 못하는 협회 규정은 개선돼야 할 것이다.
남녀 협회의 운영 역시 혁신적으로 변화해야 할 때다. 예를 들면 협회의 자금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사회 등 회의록을 홈페이지를 통해 적극 공개하고 임원들의 판공비 영역을 적정히 공개하는 것도 협회의 선진화에 기여할 것이다. 협회와 회원 간 상호 신뢰와 객관성은 협회 발전의 기반이다.
선수들과 팬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데에도 주력해야 한다. 특히 골프대회장을 팬들도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일례로 걷기 축제 한마당으로 운영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선수들에 대한 친숙함이 필수다. 아는 만큼 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가 팬들에게 제공돼야 할 것이다. 선수들의 프라이버시를 엄격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이외에 해당 선수의 각종 성적과 같은 세밀한 통계, 플레이 특징과 사용 장비 등에 관한 다양한 데이터를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투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선수들과 갤러리가 교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기획하면 골프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협회가 규제 측면에 치우친 행정을 추진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 선수와 소통하고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상호 신뢰의 관계를 바탕으로 할 때 투어 발전과 회원 복지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부당하고 후진적인 규정이나 관행이 있다면 과감하게 개혁해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협회와 투어가 되기를 기대한다.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리걸센터 대표변호사·KAIST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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