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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독일서 변호인 선임, 강제송환 거부하면 수사기간 내 귀국 어려워

최순실(60·구속기소)씨 딸 정유라(20)씨가 독일에서 현지 검찰의 신병 확보 등에 대비해 변호인을 선임했다.

정씨가 현지 변호인의 조력을 얻어 소송 등을 제기하며 강제송환 거부에 나설 경우 특검 수사 기간 내의 귀국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독일 교민사회와 현지 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정씨는 최근 박영수 특검팀의 강제송환 절차 착수와 독일 검찰의 수사에 대비해 현지 변호인으로부터 법률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검찰에 체포돼 구속 수사를 받거나 한국으로 강제송환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원 가능한 법적 대응절차를 미리 준비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정씨가 특검팀의 강제송환 착수에 반발해 ‘장기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정씨가 범죄인 인도 등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송환 여부 결정이 수개월 내지 1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

지난 21일 현판식을 한 박 특검팀의 수사 기간은 1차로 70일, 1회 연장되면 최대 100일로 알려졌다. 늦어도 내년 3월 말까지는 수사를 마쳐야 하는 것.

정씨가 만약 독일 법원의 인도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면 특검이 정씨를 직접 소환 조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2년 반 넘게 송환 거부 소송을 벌이고 있는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 씨의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

법무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강제송환 대상자가 변호인을 선임해 인도 결정을 법으로 다투면 송환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검찰은 유씨를 프랑스에서 송환하고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현지 경찰은 그를 체포한 바 있다.

올해 3월 프랑스 대법원에 해당하는 파기법원이 ‘한국 송환을 막아달라’는 유씨의 재상고를 기각했지만, 유씨가 유럽인권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국내 송환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유섬나씨와 정유라씨의 사례는 다르다. 유씨처럼 소송을 오래 끌 수 없을 것이란 분석.

법조계 한 관계자는 “유씨의 경우 현지에서 계속 거주한 영주권자인데 반해 정씨는 비영주권자에 체류 기간도 길지 않은 편”이라며 “두 사람을 똑같은 선상에 두고 비교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정씨의 상황을 두루 고려할 때 유씨와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법조계의 다른 관계자는 “인도재판이 구속 상태에서 진행될 경우 어린 아들을 둔 정씨 입장에서는 굳이 외국에서 소송을 오래 끌 실익이 없다”고 밝혔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지 않는 이상 송환 거부를 택할 이유가 없을 것.

유섬나씨 역시 현지 경찰에 체포되고서 1년 1개월간 구치소에 갇힌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한 바 있다.

아기를 돌봐야 하는 정씨 입장에서 결국 자진 입국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로 알려졌다.

정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 역시 26일 취재진을 만나 “변호인 입장에서는 가급적이면 국내로 들어와 조사를 받는 게 좋다는 법적 조언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씨가 귀국하면 특검팀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 씨는 체육특기자 입시 과정과 입학 이후 학사관리 등에서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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