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독일의 디지털 지도 업체 히어에 투자하며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텐센트와 그 자회사인 내비게이션 제조사 나브인포,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은 히어의 지분 10%를 공동으로 2억4,300만유로(약 3,078억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 회사의 투자액은 각각 4,400만유로, 9,700만유로, 1억200만 유로다.
히어는 독일 완성차 업체 아우디·다임러·BMW 등 3개사가 구글에 맞설 디지털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작년 8월 노키아로부터 약 25억유로에 인수한 회사다. 중국 시장에는 나브인포와 합작사 형태로 진출한 상태다.
SCMP 등은 텐센트가 자율주행차 사업 전개를 염두에 두고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의 안전하고 완벽한 주행을 위해서는 센티미터 단위까지 구분이 가능한 지도 프로그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히어가 보유하고 있는 고화질·실시간 지도 서비스가 텐센트의 자율주행차 시장 진입에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줄리언 마 텐센트 부회장은 “히어의 세계 최고 위치정보 기술과 자사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영향력, 광대한 위치 데이터 등을 결합해 위치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을 포함한 미래 기술 개발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지도 시장은 선발업체인 바이두와 알리바바가 버티고 있어 텐센트가 끼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소재 인터넷 컨설팅 업체인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바이두와 알리바바의 월간 사용자는 약 2억명이다. 텐센트의 지도 서비스 이용자는 800만명에 그쳤다. 다만 텐센트의 주력 사업인 메신저앱 위챗(사용자 8억5,000만명)에 지도 서비스를 연동할 경우 선발주자들을 제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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