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으로 테러까지 당했던 샤를리 에브도가 이번에는 러시아 군용기 추락사고를 만평의 대상으로 삼아 논란이 번지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샤를리 에브도가 흑해 상공에서 추락한 투폴례프-154 항공기를 조롱하는 그림을 실어 구설에 올랐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러시아 항공기 사진과 관련해 총 3장의 만평을 개재했다. 첫 번째 그림에서는 추락하는 항공기에 탑승한 한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그리면서 “적군 합창단의 합창소리가 울려 퍼진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그림에서는 항공기를 그리고 “아쉬운 소식은 푸틴이 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 만평에서는 숨진 러시아 군인들을 그리고 “붉은 군대가 새로운 시민들을 정복했다”고 비꼬았다.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고르 코나센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 만평을 “오물 덩어리나 마찬가지”라며 “억지로 갖다 붙인 이런 쓰레기에 주목하는 것조차 모욕적”이라고 혹평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사고뿐 아니라 종교인들까지 만평의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유명하다. 샤를리 에브도가 무함마드를 희화하는 그림을 싣자 지난해 1월 이 잡지의 프랑스 파리 사무실에 이슬람 극단주의자 형제가 난입해 편집장 등 모두 12명을 살해했다. 도주한 범인들은 사건 발생 이틀 후 군경과 대치하다 사살됐다. 이후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일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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