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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새해 벽두부터 탄핵심판 강행군

3일·5일·10일 잇단 변론기일

"절차·순서 등에 기일 허비 안해"

재판부 주도로 신속심판 의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재판 접수 이후 헌법재판소가 던진 일관된 메시지는 재판부 주도의 신속한 심리를 하겠다는 의지다.

헌재가 지난 2주 남짓한 준비절차 단계에서 정리한 쟁점과 증인·증거, 절차, 심리 순서 등은 모두 심리의 효율성을 기준 삼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한철 헌재 소장은 휴일인 1일 출근해 기자들과 만나 “헌재는 신속히 결론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시기는 재판을 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신년사에서도 “사안을 철저히 심사해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공언하는 등 잇따라 ‘신속성’을 강조했다.



헌재의 속내는 쟁점 사안을 과감히 압축해 13개의 탄핵사유를 5개 쟁점별로 정리한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헌재는 지금까지 3차례의 준비기일을 열고 탄핵심판의 얼개를 △비선조직에 의한 국정농단으로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위반 △대통령 권한 남용 △언론의 자유 침해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을 비롯한 법률 위배행위 등으로 정했다.

헌재가 지난달 30일 박 대통령을 불러 당사자 심문을 진행하자는 국회 측의 요청을 기각한 것도 ‘효율성’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 변호사는 이와 관련, “당사자가 오지 않으면 기일을 날리게 되는 데 헌재는 이 같은 ‘반나절의 기일’도 아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헌재는 오는 5일 안봉근·이재만·윤전추·이영선을 상대로 한 증인 심문을, 10일에는 국정농단의 또 다른 몸통인 최순실·안종범·정호성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오는 3일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본안 공방이 펼쳐지게 되지만 이후에도 증거 채택이나 심리 순서를 둘러싼 대통령 측의 공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 측은 지난 3차 준비기일에서 “태블릿PC와 관련한 JTBC 보도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2건을 심의 중”이라며 “이 결과가 나온 후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검이 비중립적이므로 특검 수사 자료를 증거로 채택해선 안 된다”며 선제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강일원 재판관은 이에 대해 “탄핵 심판은 일반 법원의 재판에 연연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헌재가 이처럼 신속한 심리를 주도해 나가는 점을 고려할 때 심판 결론이 애초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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