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연한 주권수호(중국)’ ‘테러 극복과 유럽 통합(독일)’ ‘위대한 조국의 평화와 번영(러시아)’ ‘1억 총활약사회 실현(일본)’…. 격동의 2017년을 맞아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해의 국정운영 키워드다. 신년사에는 오는 20일 세계의 리더로 불리는 미국 대통령에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하면서 몰고 올 글로벌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이 그대로 담겼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31일(현지시간) 발표한 신년사에서 “우리는 평화발전을 견지하면서도 영토주권과 해양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력한 영유권 수호 의지를 밝혔다. 남중국해 등을 둘러싼 미국,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갈등에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개최되는 올해 개혁심화, 의법치국(依法治國, 법에 따른 국가통치), 샤오캉(小康, 국민 대다수가 풍족한 삶을 누림) 사회 건설, 종엄치당(從嚴治黨, 엄격한 당 관리) 등 ‘4대 전면’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구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주목받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2월30일 방송된 신년연설에서 “2016년은 심각한 시험을 겪은 한해”라고 평가한 뒤 “그 중 가장 어려웠던 것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민주주의·법치·가치는 증오로 가득한 테러리즘의 정반대에 있고 그보다 강함을 증명할 것”이라며 “함께하는 우리는 강하다. 우리 국가는 강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아울러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유럽의 분열 앞에서 EU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독일인은 홀로 가야 미래가 행복하다는 생각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월31일 대국민연설에서 “2016년은 쉽지 않은 해였지만 우리가 당면했던 어려움은 우리를 단결시켰고 전진을 위한 가능성의 거대한 잠재력을 열어놓았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시리아 사태 등에 따른 서방과의 대립, 서방의 제재와 저유가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서 시련을 이겨내고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0일에 취임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양국이 건설적·실용적인 방식으로 다방면의 협력 메커니즘을 회복하는 단계에 들어서고 세계 무대에서 완전히 새로운 단계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양국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러시아 크렘린궁이 발표한 푸틴 대통령의 공식 신년인사 명단에 현직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빠졌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일 연두소감에서 ‘1억 총활약사회’를 실현해 일본 경제의 새로운 성장궤도를 그리겠다며 “새로운 나라 만들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1억 총활약사회는 50년 후에도 인구 1억명을 유지하고 일본인 모두가 가정·직장·지역에서 더욱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정책 슬로건이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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