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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창업주, 가로수길 'H&M건물' 샀다

명동 '엠플라자' 매입 이어 두번째

한국 부동산 추가 매입 가능성 높아

신사동에 위치한 H&M건물, 자라 창업주인 오르테가 회장이 두번째로 사들인 한국 상업시설이다. /사진출처=엠피스홈페이지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자라(ZARA)의 창업주인 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 회장이 서울 명동에 이어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상업시설까지 매입하면서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폰테가데아코리아주식회사는 작년 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 546(압구정로 12길 21)에 위치한 에이치앤엠(H&M) 건물을 325억원에 사들였다. 폰테가데아는 오르테가 회장의 개인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다.

이번에 오르테가 회장이 사들이는 건물은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1,241.92㎡ 규모다. 토지가 319억3,650만원으로 3.3㎡당 2억 3,080만원에 거래됐으며, 건물의 가치는 5억 6,350만원으로 책정됐다.

H&M 건물은 지하철 3호선 신사역 8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하며, 가로수길 중심 도로에 있어 가시성과 접근성이 뛰어난 건물로 꼽힌다. 특히 이 건물은 지난 2012년 자라의 경쟁사이자 세계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H&M이 10년간 장기 임차 계약을 맺고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





오르테가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2015년에는 서울 명동에 위치한 복합상업시설 ‘엠플라자’를 4,3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당시 이지스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 시장을 대표하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엠플라자를 매입해 화제가 됐다.

서울 핵심 상권인 명동에 이어 가로수길 상업시설까지 매입한 것을 감안하면 오르테가 회장은 앞으로도 한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5년 말 폰테가데아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66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폰테가데아는 인디텍스로부터 나오는 막대한 배당 수익을 바탕으로 대출 없이 현금으로만 부동산을 사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1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초고층 빌딩 ‘토레 피카소’를 사들이며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뉴욕, 런던 등에서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제치고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명동 엠플라자는 오르테가 회장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매입한 부동산으로 알려졌다. 그간 유럽과 미국 중심이었던 폰테가데아의 부동산 투자가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오르테가 회장의 인디텍스 그룹은 자라를 비롯해 마시모두띠·풀앤베어 등의 패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소유한 사람이기도 하다. 오르테가 회장은 지난해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갑부 순위에서 순자산 795억달러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785억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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