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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기(氣) 치료 아줌마'는 70대 오씨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신년인사회를 겸해 출입기자단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박근헤 대통령. /연합뉴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박근혜 대통령의 ‘기(氣) 치료 아줌마’가 70대 ‘오모(76) 씨’가 확인됐다.

한겨레 2일 단독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서 활동하는 오씨는 박 대통령이 대구 국회의원 재임 당시부터 올해 여름까지 정기적으로 청와대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지난 1일 오전 자신의 기 치료소인 서울 강남구 한 오피스텔에서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 대통령을 치료한 지)10년 안팎이 되는 것 같다”며 “대구에 살았던 지인이 당시 박 대통령 의원실 사람과 잘 알았다. 의원실 쪽에서 먼저 누구를 치료하는지 제대로 밝히지도 않은 채 ‘대구로 와서 (치료를) 해줄 수 없겠느냐’고 전화로 물어왔었다”고 전했다.

오씨는 이후 세 차례 정도 거듭 연락을 받았으나, 신원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것이 수상해 거절하자 최순실 씨가 직접 자신을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오씨는 “최씨가 다녀가면서 (박 대통령 치료가) 결정됐다”고 설명하며, 최씨가 기 치료를 받아보니 좋아서 (박 대통령 치료가) 결정된 것이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올 여름까지 (박 대통령을) 정기적으로 치료했다”면서 “청와대에서 온 직원의 차를 타고 드나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영선 행정관인지, 정호성 전 비서관인지에 관한 질문에서는 “누군지 이름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한 오씨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기 치료를 실시했는지에 관한 의혹을 부인했다.

오씨는 “보통 (박 대통령 치료는) 밤 9시께 청와대에 들어가서 11시에 마쳤다”며 “단 한 번도 다른 시간대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검찰과 특검이 확보한 정호성 전 비서관의 문자메시지 전송 시각이 밤 9~10시께라는 사실과 일치한다.

오씨의 오피스텔은 22㎡(6~7평) 남짓에 요를 하나 깔아두고 영업 중이었다. 오피스텔 로비와 현관 앞엔 이곳에서 기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알리는 간판 등이 전혀 없었다.

오씨는 “기자 등 여기저기 연락이 오는 곳이 많아 모르는 전화번호는 잘 받지 않고 있다”며 “잘못한 일도 없는데 왜 내가 누구를 만나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기 치료 행위에 대해 “‘불법’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이영선 제2부속실 행정관이 2013년 4~5월께 보내온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불법 진료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이에 오씨의 증언은 이런 치료가 2016년까지 지속됐음을 보여준다.

/이세영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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