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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비저너리(visionary) 리더십'





기원전 334년 봄. 알렉산더 대왕은 세계 정복의 원대한 꿈을 안고 3만7,000명의 병사들과 함께 페르시아 원정에 나섰다. 그가 10여년 동안 2만7,000㎞의 대장정에서 자신보다 4~5배 많은 대군을 잇따라 격파하며 제국을 건설한 원동력은 바로 ‘하나의 인류’라는 원대한 비전과 꿈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인간 존중의 가치를 세계에 전파하자며 부하들을 설득하고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갖춘 리더의 본보기였다. 지금도 유명 비즈니스스쿨에서 알렉산더 대왕의 리더십을 배우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일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역대 대통령의 리더십 분석을 통해 대한민국에 가장 절실한 지도자상으로 ‘비저너리(visionary) 리더십’을 선정했다. 앞으로는 국민이 공감할 만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1960년대 개발연대의 프런티어 리더십과 2000년대 초반의 개방·포용, 지속성장의 리더십에 이어 비전과 꿈을 갈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혼돈의 위기상황일수록 ‘나에게는 꿈이 있다’는 명연설로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했던 마틴 루서 킹 목사 같은 리더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디즈니랜드를 세운 월트 디즈니의 경영철학도 ‘꿈의 리더십’이다. 그는 불가능한 꿈을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에 널리 전파함으로써 모두가 함께 꿈을 향해 돌진하게 만들었다. 그가 자신을 ‘꿈을 나르는 꿀벌’로 비유하며 직원들에게 열정과 상상력을 불어넣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최근 기업들이 CVO(Chief Visionary Officer)라고 해서 최고비전책임자라는 직함을 도입하는 것도 새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셈이다.

대한민국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미래가 없다는 탄식을 늘어놓고는 한다. 정유년 새해 대한민국은 새로운 리더를 맞는다. 이제는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진정한 리더를 보고 싶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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