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수식어는 떠올리기 힘든 ‘맨발의 디바’ 이은미. 파워풀하고 거친 목소리로 무대를 점령하더니, 노래할 때 구두 굽 소리가 거슬린다며 신발을 벗었다. 그 모습은 대중을 사로잡았고, 데뷔 2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짙게 남아있다. 그가 세 번째 리메이크 앨범을 들고 다시
1988년 클럽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처음 관객 앞에서 노래를 불렀을 때, 예상치 못한 탄성과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1집 「기억속으로」(1992) 이후 10여 장의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이은미는 꾸준히 무대에 섰다. 이제 곧 1000회를 앞두고 있다는데, 단연 우리나라 여자 가수 중 최고 기록. 그럼에도 아직 공연 전날이면 쉽게 잠들지 못하고, 공연 중 관객들의 반응에 울컥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삼십 년 가까이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관객이 고마워 지금껏 왔다. 그리고 그 마음을 얼마 전 발표한 「Amor Fati」(2016)에 담았다. 2000년, 2007년에 이어 9년 만에 선보인 리메이크 앨범. 다시 리메이크로 돌아온 데에는 박정현의 곡 ‘미아’가 있었다.
새 음반을 준비하던 어느 날, 박정현의 노래에서 “길을 잃어버린 나”라는 구절을 듣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한다. 음악 작업으로 지친 마음을 건드린 것이다. 이은미는 그 노래를 부르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리고 이것이 운명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고, 사랑하기로 했다.
음악이 가진 힘을 그대로 담고 싶어 기계 작업은 거의 하지 않았다. 날것의 목소리로 전하고픈 마음이 있다. 나를 위로하기 위해 시작한 음악이지만, 이 음악을 통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바랄 것이 없다.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연말연시, 이은미가 여러분에게 위로를 건넨다. 방송은 1월 5일 밤 12시 10분.
스무 살 때부터 자신의 앨범을 갖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9년이 지나서야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지난해 첫 번째 미니 앨범 「Feel Free」(2015)를 발표한 김필은 제목만큼이나 자유롭고 편안한 멜로디에 자신의 이야기를 실었다. 또한 다수의 OST에 참여하며 감미롭고 섬세한 음색을 선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의 이야기와 그의 감정이 오롯이 담긴 노래들엔 재거나 망설이지 않는 사랑에 대한 자세, 꿈에 대한 진심어린 감정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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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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