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계 은퇴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권 불출마를 촉구하자 이 둘에 대한 영입을 시도 중인 국민의당은 즉각 발끈했다. 이에 민주당도 국민의당은 대권만을 위해 이합집산을 한다고 비판했다.
사건의 발단은 강연재 국민의당 부대변인이 안 충남지사를 비판하면서다. 그는 “손학규 전 고문에게 정계 은퇴를 촉구하고, 반기문 전 유엔총장에게 정치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말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묻는다”며 “충남 도정을 챙겨야 하는 안 지사가 허구한 날 여의도 정치판과 차기 대통령 선거판을 기웃거리며 몸값 올리기 위한 행보, 대권을 향한 행보만을 일삼는 것은 가히 자랑스러운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정당 정치의 원칙을 강조하는 안 지사는 민주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가 말하는 야권통합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가”라며 “자신들의 야권프레임은 정의라고 호소하며 기득권을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드는 일은 명분 없는 이합집산으로 매도하는 저의가 너무 뻔하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강선아 민주당 부대변인은 “‘반기문, 손학규를 지적하지 말라’ ‘도정이나 열심히 챙겨라’ 는 국민의당 충고 대단히 고맙다”며 “정당정치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모자라 현재 당적이 없는 손학규 전 대표를 대변하시느라 수고하시는 당 부대변인의 특별한 노고 또한 치하 드린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정당이 무엇인지 본령에 대해 숙고하고 실천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임에도 ‘반기문이면 어떻고 민주당을 탈당한 전 당 대표면 어떠랴’는 식의 가치도 명분도 없이 대권만을 위해 이합집산하려는 것이야말로 국민들로부터 비판받을 일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며 “정당정치가 ‘공익의 내용을 둘러싼 경쟁’으로 정의될 수 없다면 그 때의 정당은 파벌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주제넘은 간섭이라거나 몸집을 키우기 위함이라는 지적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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