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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블루리스트' 존재? 국공립대 총장 임명에 청와대 개입 의혹

교육부, 이유 없이 1순위 후보 임명 거부해

시민사회단체 활동 반성하는 각서 쓰라는 조언 받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개입한 의혹 전해져

2일 오전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제18대 총장 취임식 및 2017년도 시무식’에 앞서 경북대 민주적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가 김상동 총장 취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취임식을 마친 김 총장은 1순위 후보자인 김사열 교수를 배척한 사유를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학내에서 일어 취임식을 미뤄왔다. /연합뉴스




문화계의 블랙리스트에 이어 교육계에는 ‘블루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국·공립 대학 총장 임명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청와대 실세들이 개입했다는 주장이다.

경북대 총장 1순위 후보로 선출됐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임명되지 않은 김사열 교수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 3년 동안 15개 대학에서 총장 임명과 관련한 불상사가 일어났다”며 “문화계의 블랙리스트처럼 교육계에는 ‘블루리스트’라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라는 뜻을 패러디해 ‘블루’를 붙였을 것”이라 덧붙였다.

국·공립대학 총장 임명 절차에 따르면 대학 구성원이 투표를 통해 1, 2순위를 정하게 된다. 이후 교육부 장관이 이 중 1명을 제청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대체로 1순위 후보가 임명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사유를 밝히게 돼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014년 대학 교직원, 학생, 시민사회가 참여한 간선제 투표에서 1순위 후보로 선정됐다. 절차에 따라 임명이 진행됐어야 했지만 2년 동안 이유 없이 임명이 미뤄졌다. 교육부 장관이 임명제청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 교수는 총장 임용을 하지 않는 이유를 밝히라는 소송을 진행해 1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항소했고 2심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총장 임용 후보자를 재추천하라 요구했다. 경북대는 다시 1순위로 김사열 교수를 추천했지만 정부는 2순위 후보자 김상동 교수를 지난해 10월 임명했다.



그는 1순위가 되고도 임명이 되지 않은 기간 주변 지인에게 희한한 조언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동료 교수에게 “여권 실세와 접촉해 과거의 시민사회단체 활동 전력을 반성하는 각서를 쓰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런 건 충성서약의 성격이 아니겠나 짐작한다”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2순위 후보를 임명해야 한다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경북대는 총학생회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김상동 총장의 임명을 미룰 것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지난 2일 임명을 강행했다.

김사열 교수는 3일 “이달 중순쯤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할 예정”이라 밝히며 1순위 후보로 선출된 자신을 임명하지 않은 이유를 계속해서 문제 삼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공립교수협의회는 정부의 파행적인 총장 임용에 대해 특별검사팀에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2일 오전 경북대학교 본관에서 열린 제18대 총장 취임식을 마친 김상동 총장이 경북대 민주적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의 항의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이날 취임식을 마친 김 총장은 1순위 후보자인 김사열 교수를 배척한 사유를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학내에서 일어 취임식을 미뤄왔다. /연합뉴스


/유창욱 인턴기자 ycu09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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