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기술이 마감 단계에 이르렀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연설과 관련, 북한의 능력이 그 정도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여기에 취임을 10여 일 앞둔 트럼프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측근들은 북한에 대한 다양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며, 효과적 대북제재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재차 압박했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시점에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평가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핵탄두 폭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대륙간 탄도로케트(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그러나 커비 대변인은 북한의 핵탄두 기술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소형·경량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인지 등 구체적인 개발 현황과 관련해선 더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미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더라도 한반도는 물론 미 본토 방어 태세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탄도미사일 방어, 동맹국 방어, 미 본토 방어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며 “북한에 도발을 자제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차기 행정부에서 핵심역할을 맡을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들도 북한에 대해 단호한 대처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 켈리언 콘웨이 백악관 고문 내정자는 이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통치하에서 그런 일(핵미사일 개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북 핵미사일 억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가능한 제재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사실도 내비쳤다.
아울러 콘웨이 내정자는 “제재가 항상 효과를 발휘한 것은 아니며 중국이 더 중대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이 트위터에서 “중국은 전적으로 일방적인 미국과의 무역으로 엄청난 돈과 부를 빼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을 돕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내용에 대한 연장선 상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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