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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Golf&Law]골프대디 vs 스포츠 에이전트

골프에 입문해 프로 골퍼가 되는 데까지 9억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전해진다. 어렵게 프로가 된 이후에도 부모의 경제적 뒷받침은 결코 만만치 않다. 투어를 뛰더라도 상금 수입이 푸짐한 정상급 선수를 제외하면 생활은 겉으로 보이듯 화려한 것도 아니다. 선수와의 호흡 등 다른 까닭도 있겠지만 투어 내에 캐디부터 매니저 역할까지 1인 3~4역을 하는 아버지가 많은 상황도 경제적인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프로골프 투어 일정은 그 인기만큼이나 빡빡하다. 보통 대회당 정규 라운드가 3~4일이고 개막 이전에 하루씩인 연습라운드와 프로암 이벤트를 포함하면 일주일 중 공식적으로 닷새에서 엿새가 할애된다. 매주 하루나 이틀이 남는데 이마저 이동과 휴식에 써야 하므로 다른 일정을 생각할 수 없다. 지난해 여자골프 투어의 경우 미국은 35개, 일본은 38개, 한국은 33개 대회를 소화했다. 겨울인 1~3월을 제외하면 거의 매주 대회 출전과 이동으로 쉴 틈이 없는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특히 이동 거리가 길고 시차까지 있는 미국 투어의 경우는 체력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같은 강행군을 이겨내기 위해 제대로 된 좋은 음식, 체계적인 건강과 일정 관리는 필수적이다.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지금까지는 주로 부모 차원의 개인적인 희생과 지원으로 버텨온 것이 사실이다. 집을 떠나 문화가 전혀 다른 외국에서 이런 과정을 지속하는 것은 선수뿐 아니라 가족들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필자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를 참관하며 만난 선수 부모님들은 물론 열의에 가득 차 있었지만 지치고 힘겨워하는 모습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투어에서도 보다 체계적으로 선수를 지원하고 가족의 어려움을 덜어줄 시스템을 구축할 시기가 됐다. 선수들이 불필요하고 지엽적인 일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는 일 없이 경기력 향상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비전문인이 아닌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서 스포츠 에이전트가 전방위에 걸친 선수 지원 업무를 진행한다면 효율과 체계를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토대를 위해 스포츠 에이전트 제도를 좀 더 제도권으로 수렴하고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 에이전트와 관련한 입법을 통해 전문화되고 체계적인 선수 대상 지원과 서비스 제공 시스템이 조속하게 자리 잡아 가기를 기대한다.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리걸센터 대표변호사·KAIST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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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문화부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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