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고 노무현 대통령 검찰조사 당시 자신의 지인에게 “물적 증거가 없었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엘리트의 민낯’ 편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우 전 수석를 둘러싼 의혹들을 파헤쳤다.
우 전 수석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이명박 정부에 의해 정치보복을 당하던 시절 박연차 게이트 수사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그의 아들 등 주변인물들을 모두 검찰에 소환했다. 이같은 상황을 견디지 못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조사 20여 일만에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한 동안 논란 속에 묻혀있었던 당시 논란과 정황에 대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우 전 수석의 지인이 방송을 통해 입을 열었다.
우병우의 오랜 친구라고 말한 그는 “그때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게) 진짜냐고 물어봤다. 지 말로는 물적 증거가 없다더라. 물적 증거는 없는데 정황은 있다더라고. 실질적으로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한테 뭘 받았다는 물적 증거는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우병우의 한 동기는 “(우병우는) 출세하기 위해서든 성공하기 위해서든 물불을 안 가렸다. 검사장까지 할 수 있다고 그것만 파고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병우는 검사 생활을 할 당시 파격 인사로 중앙지검 부장의 자리에 올랐었다. 이후 우병우가 직접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는 “큰 문제의식은 검찰이 확정되지 않은 피의 사실을 언론에 중계하듯 흘렸다. 검찰은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사실상 여론전을 하며 정치를 했다. 정치적 공격에 국가 권력이 앞장서서 나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의혹을 받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을 검사 신분으로 조사하던 당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노무현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도 아닌 뇌물수수 혐의자로 앉아 있는 것이다”라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됐었다. 하지만 지난 12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5차 청문회에서 손혜원 의원이 제기한 우 전 수석의 이같은 발언과 관련해 “나는 저런 말을 한 적 없다”며 “(손혜원)의원님은 내가 저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나본데 입회한 변호인도 있었고, 저런 말을 한적 없다”고 반박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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