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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희 요리연구가, 국립국악원과 함께 한 한식콘서트 성황리 마쳐

‘문화가 있는 날’ 전국 순회하며 궁중요리 시연

지난해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전국을 순회하며 개최했던 ‘직장배달 한식콘서트’가 구랍 28일 경기도 일산 원마운트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직장배달 한식콘서트’는 요리연구가 황지희 씨(46)와 국립국악원 연주팀이 기업체나 대학을 찾아가 임직원들에게 국악 공연과 함께 왕이 사랑한 음식을 시연하고 나눠 먹는 행사다.

‘직장배달 한식콘서트’가 처음 열린 지난해 4월 27일 울산 테크노파크에서 왕이 사랑한 음식 시연을 한 황지희 요리연구가와 진행을 맡은 국악인 오정해 씨가 콘서트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콘서트는 지난해 4월 울산을 시작으로 나주, 원주, 아산, 화성, 일산 등 지방도시와 서울을 마지막으로 모두 아홉 차례 진행됐다. 영화 ‘서편제’로 유명한 국악인 오정해 씨 사회로 진행된 콘서트에서 황 요리연구가는 ‘왕이 사랑한 음식’을 주제로 조선 임금들이 즐겨 먹은 음식을 선보였다.

탕평책을 써서 당파싸움을 없애려 했던 영조의 탕평채, 강화도령 철총이 유년시절 소꿉친구 분이를 그리워하며 찾았던 순무김치, 잔병이 많은 세종을 위한 약밥 등을 시연해 보였다. 동국대 국제어학원에서는 한국에 유학 온 외국인을 대상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비빔밥을 만들어 보여 큰 호평을 받았다.

황 요리연구가는 “임금이 좋아한 음식을 업적과 연계해 만드는 방법을 관객과 소통하다보니 반응이 참 좋았다”며 “특히 대부분 외국인들인 동국대 국제어학원 콘서트에서는 음식이 세계인의 언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28일 동국대 국제어학원에서 한국에 유학 온 외국인을 대상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비빔밥을 시연해 큰 호평을 받았다. 사진은 학생들을 참여시켜 오방색 비빔밥 고명을 얹는 방법을 알려주는 모습.


“한식콘서트 세계무대서도 호평 가능”

황 요리연구가는 한식 콘서트가 세계무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음식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와 문화를 융합시킨 문화 콘텐츠를 외국인들에게 소개할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세계 주요 도시에 있는 우리나라 문화원을 통해 한식 콘서트를 폭넓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음식문화는 국악, 사물놀이, 마당놀이, 퍼포먼스 등과 잘 어울려서 흥미로운 콘텐트를 생산하는 데 한축이 될 수 있습니다”

황 요리연구가는 이와 함께 올해 고혈압 환자를 위한 요리책과 푸드 에세이집 등 2권의 책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요리사의 최고봉’이라고 하는 조리기능장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한식콘서트를 치르는 속에서도 서울 국제푸드앤테이블박람회에 출전해 라이브경연 대상, 전시부분 대상, 환경부장관상, 전남도지사상을 수상했다. 또 세계음식문화연구원에서 주는 한식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5년에는 인도 뉴델리 세계약선요리대회에 나가 개인전·단체전 금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같은 해 ‘한중수교 23주년 및 FTA체결 기념 공연’의 공연단 일환으로 중국 주요도시를 순회하기도 했다.

황지희 요리연구가는 2015년 8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약선요리대회에 나가 개인전·단체전 금메달을 수상했다. 사진은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간 한국약선요리협회 양승 회장과 수상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식이란 ‘집밥 같이 편안한 음식’

황 요리연구가는 한식을 ‘집밥 같이 편안한 음식’이라고 정의했다. 다시 말해 구하기 쉬운 제철 식재료로 만든 가정식이 진정한 한식이란 것이다. 궁중음식, 반가음식은 소수의 누군가를 위해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이 해주는 음식이란 점에서 한식의 원형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 역시 궁중요리연구원 지미재 회원이기도 하지만 한식을 세계인들 입맛에 보편화시키기 위해서는 집밥 저변 확대가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집밥이란 재료 구하기와 조리법이 쉬워야 하고 조미료를 최소화한 편안한 음식을 말합니다. 주부들이 동네 재래시장에 가서 구해오는 식재료로 만든 제철 음식이 세계적인 한식이란 생각입니다”

황 요리연구가는 친가, 외가 모두 대대로 손맛 좋기로 유명한 집안이다. 대장금의 고향으로 알려진 전라북도 정읍에서 대대로 살아 온 집안이다. 할머니는 제사와 차례음식에 일가견이 있었고 외할머니는 반가향토음식을 정갈하게 잘 만들었다. 이같은 선대의 음식 솜씨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이다. 음식으로 몸을 보하고 병을 치료하는 약선요리 연구를 통해 지금은 한국약선요리협회 전문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4년에는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집밥요리를 모은 ‘황지희의 쿠킹 클래스’라는 요리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한식, 중식, 일식, 김치 등 손쉬운 104가지 레시피를 담았다. 2015년에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심뇌혈관질환예방사업지원단에 건강 레시피를 제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고혈압 환자를 위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음식은 세계인을 하나로 묶는 가장 좋은 매개체입니다. 음식은 생명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음식을 나누는 것은 곧 생명을 나누는 것과 같을 정도로 소중한 것입니다. 이런 건강한 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음식문화 첨병이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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