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로 한때 정관계를 뒤흔든 박연차(사진) 태광실업그룹 회장이 최근 고향인 경남 밀양에 통 큰 기부를 했다.
9일 밀양시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밀양지역 특산품인 얼음골 사과 10㎏들이 2,500상자를 한꺼번에 구매해 농가를 도왔다. 얼음골 사과는 지난해 수확기를 앞두고 태풍과 소비 부진 등으로 지역 재배 농가가 시름에 빠져 있었다. 박 회장이 구매한 얼음골 사과는 모두 1억3,000만원어치로 사과 판매에 어려움을 겪던 농민들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이었다.
그는 밀양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돼 세계 속의 아리랑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하며 ‘밀양아리랑/TS2G’이라는 조형물의 건립비 9,000만원도 쾌척했다. 조형물은 지난해 9월 개관한 밀양아리랑아트센터에 세워졌다. 특히 박 회장은 지난해 5월 밀양에서 열린 밀양아리랑대축제 출향인 행사 때 후학들과 고향 발전을 위해 장학금 10억원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10억원은 2주 후 한꺼번에 밀양시민장학재단에 입금됐다. 이 재단으로 들어온 장학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이었다. 박 회장은 지난 2014년 2월5일 2년6개월의 형기를 모두 채우고 출소해 한동안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부터는 경남 김해에 본사를 둔 태광실업과 베트남 사업장 등을 오가며 기업활동을 재개하고 지역 외부 행사 등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12일에는 자신이 소유한 김해 골프장에서 일부 지인들만 따로 초청해 아들의 결혼식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23만달러를 줬다는 의혹을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면서 다시 외부 노출을 꺼리고 있다. /밀양=황상욱기자 so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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