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이 1년 치 공연 프로그램을 미리 계획해 진행하는 시즌제 2년 차를 맞아 전년 대비 푸짐한 상차림으로 관객과 만난다. 첫 시즌에서 48개 공연·전시(총 464회)를 선보인 데 이어 올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이어질 두 번째 시즌에는 한층 강화된 클래식과 창작 뮤지컬, 중극장인 ‘M씨어터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무대 등 총 57개 공연·전시(총 430회)로 관객과 만난다.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9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로비에서 열린 ‘세종 시즌 발표회’에서 “사전 기획으로 안정적인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예측 가능한 연간 일정 덕에 실력 있는 연출진·젊은 인재 섭외·타 기관과의 협업으로 공연이 한 층 풍성해졌다”고 지난 시즌을 평가했다. 촛불집회와 조기 대선 이슈 등 대외 변수로 인한 관객 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11번의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일반 매표나 관객 수가 감소한 것이 사실”이라며 “촛불집회나 메르스 등 매년 발생하는 외부 변수가 제어할 수 없는 것들이라 ‘적극·공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기본적인 입장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클래식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큰 사랑을 받은 오페라 ‘사랑의 묘약’(3월 22~25일)이 시즌 개막을 알리는 가운데,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니 오케스트라’(5월 25일)의 4년 만의 내한공연이 눈길을 끈다. 미코 프랑크의 예술감독 부임 이후 첫 내한으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기획공연 ‘파이프오르간 시리즈’(4월 15일)는 오르가니스트 ‘칼레비 키비니에미’와 ‘코리안 스트링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꾸미고,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상주 음악가로 참여하는 ‘2017 세종 체임버 시리즈’(4월 22일 외)도 주목할 만하다.
따끈한 신작도 대거 포진해있다. 서울시극단은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아 헨리크 입센의 ‘왕위 주장자들’(3월 31일~4월 23일) 한국 초연과 장우재 연출의 신작 ‘에틱스 VS 모럴스’(가제, 10월 13~29일)를 선보인다. ‘왕위 주장자들’은 범죄를 일삼으며 권력을 향한 인간의 악마성을 드러내는 세 주인공을 통해, ‘에틱스 VS 모럴스’는 도덕과 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등장인물에 우리 사회를 투영한다.
창작뮤지컬 ‘광화문 연가’(12월 15일~2018년 1월 14일)와 ‘밀사’(5월 19일~6월 11)를 비롯해 창작 무용극 ‘로미오와 줄리엣’(가제, 11월 9~10일), 위안부를 소재로 한 동명 영화를 국악으로 풀어낸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의 ‘귀향’(12월 5일)도 초연 무대를 올린다.
2007년 재개관한 중극장 M씨어터의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도 이어진다.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플루티스트 최나경이 각각 파두, 재즈 아티스트와 협연하는 ‘콜라보 M’(11월 9~11일), 서울시오페라단의 희극 오페라 ‘코지 판 투테’(여자는 다 그래, 11월 21~25일) 등이 M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세종미술관은 지난해 ‘화화-미인도취’에 이은 두 번째 한국 현대미술 시리즈인 ‘화화-반려·교감’(5월 16일~7월 9일)을 준비했다. 기획 대관 전시인 ‘에셔 특별전-시간과 공간의 경계’(7월 17일~10월 15일)는 판화가이자 드로잉 작가였던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국내 첫 전시다. 그는 수학적 계산으로 인지와 착각의 경계를 세밀한 선으로 표현해내 주목받았다.
‘2017-18 세종시즌’의 패키지 티켓은 오는 12일부터, 일반 관람권은 19일부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패키지별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주고, 개별 관람권도 조기 예매자에 한해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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