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포스코 측에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하며 ‘갑질’을 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에 대한 2회 공판에서 최씨가 조성민 더블루케이 대표 등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공개했다.
조 대표는 지난해 2월 최씨에게 ‘어제 회의에서 언짢게 해서 미안하고 오해를 풀어주기 바란다고 포스코 회장이 정중하게 연락해왔다. 포스코가 배드민턴팀 창단을 빨리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조씨가 당시 해외에 있던 최씨에게 보고를 목적으로 이같은 메시지를 보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권오준 포스코 그룹 회장이 최씨의 배드민턴 창단 요구를 거절하자 ‘더블루케이 직원들을 잡상인 취급했다’고 화를 내며 안 전 수석에게 그대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은 “안 전 수석에게 보고하라고 한 다음날 권 회장이 죄송하다고 문자를 보낸 것”이라며 “최씨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해주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더블루케이는 최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페이퍼컴퍼니다. 검찰이 공개한 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최씨는 포스코를 압박해 만든 배드민텀팀의 전지훈련 등의 업무를 맡으며 이권을 챙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포스코는 예산 부족과 적자 경영 등을 이유로 46억원의 비용이 드는 배드민턴팀 창단을 하지는 않았지만 계열사인 포스코P&S를 통해 배드민턴팀 대신 16억원 상당의 펜싱팀을 창단하고 더블루케이에 관리를 맡기기로 합의했다.
/홍주환인턴기자 theh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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