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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바다정원 황금 낙조에 취하고...동백꽃 붉은 자태에 반하고...

<5> 남도 바닷길 코스=여수·순천·광양·보성

갯벌·갈대밭 어우러진 순천만

매년 230여종 철새 쉬어가고

하얀 매화가 봄 전하는 섬진강

강굴·전어 등 입맛까지 '유혹'

여수 오동도 채운 동백나무 숲

엑스포공원의 '빅오쇼'도 볼만

녹차향기 가득한 보성으로 가면

겨울마다 불빛축제 펼쳐져 장관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너머로 낙조가 아름답다. 28㎢의 갯벌·갈대밭으로 이뤄진 연안습지는 철새들의 낙원이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이 한반도를 반 바퀴 돌아 이번에는 다섯 번째 코스인 ‘남도 바닷길’이다. 전남 여수시·순천시·광양시·보성군을 잇는 남도 바닷길 코스의 주제는 힐링과 치유다. 풍요한 자연이 주는 자유롭고 다채로운 역사문화의 풍성함, 그리고 젊음과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오염되지 않은 생태환경과 수천 년을 이어온 역사문화가 잘 섞여 있다. 진정한 한국다움을 만나는 시간이 될 듯하다.



◇느림의 미학=전남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은 ‘바다정원’으로 불린다. 관광지이기 전에 다양한 생물의 보금자리로 사람들의 감정을 맑게 한다. 드넓게 펼쳐진 갈대밭이 흙 속 오염물질을 분해하면서 청정함을 안겨준다. S자형 수로 덕분에 갯벌의 흙은 매우 곱다. 자연이 스스로 청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순천만은 75㎢ 이상의 해수역을 갖고 있고 이 중에서 갯벌은 22.6㎢, 갈대밭이 5.4㎢를 차지하고 있다.

갯벌과 갈대밭이 햇살의 기운에 따라 은빛·잿빛·금빛 등으로 채색되는 모습은 장관이다.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낙조 풍경에서 항상 앞자리에 놓인다. 겨울이면 흑두루미· 재두루미·노랑부리저어새·큰고니·검은머리물떼새 등 철새 희귀종들이 찾아온다. 관찰되는 철새는 총 230여종으로 우리나라 전체 조류의 절반가량이나 된다고 한다.

순천에서는 지난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다. 지금 박람회장은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정원부지 1.1㎢에는 나무 505종 79만주와 꽃 113종 315만본 등이 심어져 있다. 프랑스·중국·영국·태국·일본 등 각국의 대표 정원도 만날 수 있다.

광양 매화마을에 매화가 한창이다. 100만그루의 매화나무가 있다고 한다.


순천시 옆에는 광양시가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유명하지만 생태적 측면에서도 빼놓을 수 없다. 광양의 생명은 섬진강이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르는 섬진강은 광양에서 남해로 흘러간다. 곧 있으면 섬진강에는 새하얀 매화와 함께 봄이 찾아온다.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에서는 100만그루의 매화와 3,500개의 전통옹기가 상춘객의 마음을 설레게 할 듯하다. 섬진강이 남해와 만나는 곳에 망덕포구가 있다. 이곳은 전어와 강굴(벚굴)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근대문화유산 341호로 지정된 정병욱 가옥이 있다. 그는 ‘서시’ 등 시인 윤동주의 유고를 고이 간직했다가 우리에게 넘겨준 사람이다. 남해에서 만나는 윤동주의 시비가 정겹다.

여수 오동도에서 만날 수 있는 동백꽃.


광양시에서 바다를 건너면 바로 여수시다. 여수의 자랑은 오동도. 멀리서 보면 섬의 모양이 오동잎처럼 보이고 또 예전부터 오동나무가 유난히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현재는 곳곳에 섬의 명물인 동백나무와 함께 조릿대의 종류인 이대, 참식나무, 후박나무, 팽나무 등 193종의 희귀 수목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차밭을 테마로 한 ‘보성 차밭 불빛 축제’가 지금 한창 진행되고 있다.


다시 바다를 건너면 보성군이다. 보성읍에서 바로 남쪽으로 바다를 향해 내려가다 보면 산자락을 가득 채운 푸른 이랑들을 만난다. 바로 국내 최대 규모의 차밭인 보성 차밭이다. 이곳의 차나무들은 야생 차나무가 아니라 대규모로 인공 재배되고 있는데 보성은 우리나라 녹찻잎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차의 주산지이다. 이왕 보성에 왔다면 ‘보성 차밭 불빛 축제’에 들러봐도 좋다. 이 축제는 보성 한국차문화공원과 율포 솔밭해수욕장 내 율포 솔밭 낭만의 거리에서 오는 1월 말까지 진행된다.

지방의 목조건물로는 최대인 여수의 진남관 전경.




◇남해 지킴이=남해를 아름다운 그대로 남겨두지 못한 것도 슬픈 우리 역사다. 이 지역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전쟁으로 점철된 곳이기도 하다. 여수시의 원도심인 군자동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건물이 있다. 바로 진남관(국보 304호)으로 이순신이 전라좌수영의 본영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그 후 여러 번 불타고 현재의 건물은 1718년에 지은 것이다. 300년이 된 건물인 셈이다. 정면 15칸 측면 5칸의 건물로 정면 길이만 54.5m다. 지방 관아 건물로는 최대 크기라고 한다.

순천 낙안읍성 전경. 실제로 주민들이 살고 있는 전통마을이다.


순천시 낙안면에는 ‘낙안읍성’이 있다. 국내 존재하는 읍성(지방의 중심지인 읍을 둘러싼 성곽)으로는 유일하게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1.4㎞의 성곽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고 성 안에는 전통 가옥들이 즐비하다. 17세기 북벌을 꿈꾼 임경업이 바다를 건너오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기존 토성을 석성으로 개축했다고 한다.

남도 바닷길을 찾는 여행객이라면 여순사건의 현대사를 기억하고 있을 듯하다. 보성군 벌교읍에 있는 ‘태백산맥문학관’이 상징적이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기 위해 2008년 문을 열었다. 단일 문학작품을 위한 문학관으로는 국내 최대라고 한다. 그런데 문학관이 왜 하필 보성에 세워졌을까. 문학관 측은 “태백산맥문학관은 소설 ‘태백산맥’의 시작 장면인 현부자의 집과 소화의 집이 있는 제석산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학관이 바로 여기에 있다.

여수 엑스포해양공원에서 진행되는 ‘빅오 쇼’의 한 장면.


◇테마파크들=여수에 오면 엑스포해양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가 열린 곳이다. 2012 여수 세계박람회 기념관, 스카이타워 전망대, 엑스포디지털갤러리, 아쿠아플라넷여수, 테디베어 뮤지엄 등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공원 측이 자칭 ‘지상 최대의 해상분수쇼’라고 하는 ‘빅오 쇼’도 볼 만하다. 쇼는 아쉽게도 현재는 겨울철이라 쉬고 오는 봄부터 재개를 한다고 하니 잠시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최근에 뜨고 있는 관광지는 이순신대교다. 광양에서 묘도를 거쳐 여수시를 연결한다. 총길이는 2,260m로 2013년 개통했다. 다리 자체의 아름다움과 함께 다리에서 시야에 들어오는 광양제철소와 여수산업단지가 색다른 묘미를 준다. 다리 주위의 바다가 바로 이순신의 마지막 전투인 1598년 11월 노량해전의 무대였다.

보성군 득량면 비봉리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보성비봉공룡공원’은 공룡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다. 인근의 공룡 알 화석지(천연기념물 418호)를 테마로 해양복합레저단지를 꾸리자는 것이 목표다. 2001년 시작돼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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