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의 대선 도전은 유권자인 국민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헌법재판소 심판이 진행 중이면서 동시에 차기 대선일정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유권자들이 느끼는 주된 불만 중 하나가 차기 대권주자를 검증하고 비교해야 할 절대적 시간도 부족하지만 ‘선택지’조차 기성 정치인으로는 협소하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반 전 총장의 가세는 부족현상을 보이던 대선후보군에서 대안(代案) 카드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렇다고 반 전 총장이 대권주자로서 거쳐야 할 국민 여론의 검증과정에서 예외로 취급받을 수는 없다. 당장 그가 귀국장에서 밝힐 일성과 이후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선거캠프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공항에서 국민화합과 국가통합을 강조하고 자신을 향해 제기된 ‘박연차 23만달러 수수 의혹’에 대한 입장도 밝힐 계획이다. 이후 당분간은 서민층의 ‘삶의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듣는 국민소통 행보를 이어간다는 복안을 가졌다.
반 전 총장 검증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돼야 할 대목은 새로운 국가 비전 제시와 국정능력이다. 국민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이 부분에 대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꼈다. 또 그것은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경력과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해 뉴욕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한 몸을 불사르겠다”고 했다. 이제 구체적인 언어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