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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안종범, 미르·K스포츠 해산까지 주도"

['최순실 국정농단' 2차 공판]

최순실씨가 두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종범 전 수석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설립·운영뿐 아니라 해산까지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최씨와 안 전 수석에 대한 2차 재판에서 검찰은 이런 내용을 담은 안 전 수석과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의 통화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이 제시한 자료는 두 사람이 지난해 10월13일 통화한 내용으로 안 전 수석은 정 이사장에게 “미르·K스포츠재단의 효율적 운영과 야당의 문제제기 때문에 두 재단을 해산하고 통폐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또 “통합 후 안정되면 정 이사장을 포함한 다른 직원들의 고용 승계도 할 것”이라며 “이런 내용은 대통령에게 보고해 진행하고 있고 대통령도 최 여사(최순실)에게 이미 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9월 말 두 재단을 해산해 통합재단으로 다시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이뤄진 이 통화 내용에 대해 검찰은 “결국 이 통화 녹음은 안종범과 최순실이 두 재단의 설립과 해산을 주도하며 개입했다는 정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단 설립에 일부 관여는 했지만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최씨 측의 주장을 반박하는 정황도 공개됐다.



검찰은 이날 차은택씨가 운영하는 아프리카픽처스 직원의 노트북에서 발견한 사진을 제시했다. 사진에는 미르와 PG(플레이그라운드)라는 단어와 함께 다양한 해외사업계획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찰은 “미르재단은 각종 문화·의류·음식 관련 사업을 하고 최씨가 실제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플레이그라운드는 K푸드·K뷰티·K패션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동반해 추진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면서 “이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문화 순수재단이고 사익을 추구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최씨 측 주장과 정면으로 반대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가 미르재단 설립에 깊이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청와대에서 총 4차례 미르재단 설립 관련 회의를 했다”는 이모 전경련 사회공헌팀장의 진술을 공개했다. 그는 “최상목 당시 경제금융비서관은 회의에서 기업들의 출연 약정서를 다 받지 못했다는 말에 질책하기도 했다”며 “안 전 수석은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에게 직접 4개 기업을 찍어주며 출연금을 받으라고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김형수 초대 미르재단 이사장이 프랑스를 방문하자 모철민 주프랑스 대사가 나와 사업을 챙긴 정황 등을 공개하며 “청와대가 직접 미르재단을 컨트롤 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연설문 수정을 최씨가 직접 인정한 대목도 있었다. 최씨는 “대선을 치를 때부터 선거활동을 도와드리며 연설문, 말씀 자료와 관련해 의견을 줬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수정은 독일로 가기 전까지 이어졌다고 해 “취임 초기에만 일부 도움을 받았다” 박 대통령 설명과도 차이가 있다.

이날 최씨는 ‘압박수사’로 작성된 진술서는 임의성이 없다며 진술조서를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했고 안 전 수석도 이번 사태의 핵심 증거물로 꼽히는 ‘업무 수첩’이 적법하게 확보한 증거가 아니라며 채택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 측은 두 피고인 측의 주장에 대해 “변호인들의 주장과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에 이들이 불출석한 것을 보면 하나의 목적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거가 이 법정에서 공개되는 걸 막겠다는 것인데 이런 조직적인 주장과 저항 배후에는 대통령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노현섭·박우인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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