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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할수 있다, 해냈다"...오바마, 마지막까지 '변화' 외치다

■ "아듀, 오바마"...눈물의 고별연설

"여러분 덕분에 좋은 대통령됐다"

국민들에 감사 메시지 전해

"경제회복·사회 다양성 확대 등

위대한 업적 남겼다" 평가 속

"행정명령 남발...사회분열 초래"

일각선 부정적 시각도 존재

고별연설을 마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 밤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마지막으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시카고=AP연합뉴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해 냈다,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 Yes We Did, Yes We Can).”

퇴임을 열흘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마지막 대국민 연설을 마치며 청중과 함께 외친 말이다. ‘Yes We Can’은 그가 지난 2008년 대권에 도전했을 당시 대선캠프의 공식 구호였다. 9년이 지나 금융위기 극복, 다양성 확대, 오바마케어 실행 등 미국 정치에 많은 레거시(유산)를 남기고 백악관을 떠나는 그는 재임 기간 자신을 지지해준 시민들과 함께 ‘Yes We Did’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기 말까지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며 ‘레임덕 없는 대통령’으로 평가된 오바마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미국 사회에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불평등과 갈등에 맞서 도전할 것을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 위치한 매코믹플레이스 컨벤션센터에서 “집에 오니 좋다”는 말로 임기 중 마지막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일하면서 매일 미국인들에게 배웠다”며 “당신들이 나를 더 좋은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의 연설은 낙관론으로 일관된 듯했지만 불평등과 인종차별 등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때마다 민주주의는 위협을 받는다”고 국민들에게 민주주의를 지켜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변화를 이뤄내는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달라”고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당부도 잊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고별연설에 대해 “정권의 성취 업적을 나열한 찬양가가 아니라 미래의 안정성을 다시금 확인시키려는 고언에 가까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청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의 고별연설을 보러 온 시민 1만4,000명의 일부는 “4년 더”를 외치며 떠나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의 인기는 임기 말까지 50%를 넘는 높은 지지율에서도 알 수 있다. 미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7일 현재 53.6%로 임기 말 지지율이 약 60%에 달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이처럼 높은 인기는 지난 8년간 그가 실행해온 ‘레거시’에서 비롯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권해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를 정상화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NBC뉴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9년 -2.8%였던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불경기에서 탈출하며 2.5%로 반전됐고 이후 2%대 중반대에 안착했다. 특히 지난해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5%까지 뛰어올랐다. 2009년 1월 당시 7.8%로 높았던 실업률이 퇴임 직전인 2016년 12월에는 4.7%로 낮아졌다는 것도 그의 경제적 성과로 주목받는다.

첫 흑인 대통령답게 오바마 대통령은 사회적 다양성을 넓히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는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순간 이미 인종적인 유산을 남겼다”며 “흑인이 백악관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역사에 도전하고 역사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각종 행정명령을 통해 성 정체성 문제 해소, 북극해 등 해양 보호조치를 비롯한 환경보호 이슈에도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에게 국민적 지지가 쏠리는 데는 그가 8년간 국가지도자로서 보여준 소통의 자세에 기인한 바 크다. 백악관 사진에서 공개된 청소부와 주먹 인사를 하는 모습,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져보고 싶다는 흑인 아이에게 고개를 숙여 머리를 내주는 모습, 백악관을 찾은 보좌진의 젖먹이와 눈을 맞추기 위해 오벌오피스 바닥에 엎드린 모습 등은 오바마 대통령의 소탈함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상하원 의회를 공화당에 빼앗긴 후 입법 한계에 부딪힌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남발해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는 역사적인 대통령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중요한 대통령은 아니었다”며 “그는 퇴임 후 분열되고 원한이 넘치는 나라를 남겨두고 떠났다”고 꼬집었다. 그 자신은 “과거보다 인종 관련 문제에서 상황이 나아졌다고 믿는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에서 드러났듯이 미국 사회의 인종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진보적 언론으로 평가되는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시대에 오바마의 유산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오바마 시대가 트럼프의 당선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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